대규모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판관비 증가로 은행권 실적 '발목'KB금융 판관비 8600억…현대증권·KB손보 지분 인수 덕 부담 완화
  • ▲ KB금융. ⓒ 뉴데일리DB
    ▲ KB금융. ⓒ 뉴데일리DB


    KB금융이 지난해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판관비 부담이 크게 늘었음에도 양호한 성적표를 내놓을 전망이다.

    현대증권과 KB손보 지분 인수로 발생한 8000억원의 가외수익 덕분에 실적 개선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는 주요 시중은행들의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가운데 KB금융만이 실적에 선방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KB금융 5030억원, 신한금융 3600억원, 우리은행 1380억원, 하나금융 20억원의 순익을 예상했다. 

    KB금융는 전년 대비 45% 증가한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신한금융과 우리은행은 각각 12%, 37% 가량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4분기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대규모 희망퇴직이 꼽힌다.

    지난해 시중은행이 명예퇴직을 진행하면서 일회성 판관비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최대 30개월에 달하는 임금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약 254명이 떠났고 920억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대규모 준정년특별퇴직과 임금피크 퇴직으로 724명을 감원하면서 근속기간에 따라 24~36개월치 급여를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했는데, 이에 따른 판관비만 2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4분기 원화 약세 현상으로 하나은행은 대규모 외화 평가 손실까지 입으면서 순익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희망퇴직으로 2800명을 내보내면서 약 8600억원의 비용이 발생, 시중은행 중 판관비 규모가 가장 컸다.

    하지만 현대증권과 KB손보 지분 인수로 발생한 8000억 규모의 부의 영업권(기업 인수시 적정가보다 싸게 살 때 발생하는 이익)을 4분기 실적에 반영한 덕분에 비용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대거 수익이 발생한 4분기에 실적을 갉아먹을 수 있는 판관비를 동시에 처리한 결과 KB금융만 유일하게 호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KB금융의 이번 4분기 실적에 현대증권과 KB손보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셈"이라며 "대규모 명예퇴직으로 연간 2000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앞으로 KB금융의 실적에 관심이 모아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