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23년 완전 개통 예정인 수도권 제2순환도로 노선도. ⓒ연합뉴스
    ▲ 2023년 완전 개통 예정인 수도권 제2순환도로 노선도. ⓒ연합뉴스


    접경지라는 특수성 때문에 개발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경기 북부권이 5년 뒤 촘촘한 바둑판 모양 도로망을 갖추게 된다. 구리~포천 민자도와 국도 3호선 대체 우회도로 등 2020년이 되면 도로 SOC사업 대부분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상전벽해인 셈이다.

    30일 경기도에 따르면 올해 고속도로에만 국비 5570억원을 투입해 경기 북부권 교통망을 확충할 방침이다. 

    현재 경기 북부권에 있는 고속도로는 10년 전인 2007년 12월 개통한 서울외곽순환도로 일산~퇴계원(36.3㎞, 왕복 8차로) 구간이 유일하다. 이 도로가 개통된 뒤 경기지역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127.6㎞ 순환도로가 완비돼 열악한 경기 북부권 교통여건에 숨통이 트이긴 했지만 도로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해 서울로 출퇴근하는 주민 불편은 여전했다. 개발도 더뎌 도로와 관련된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진행 중인 도로 확충사업이 대부분 완료되는 2020년이면 사정이 달라진다. 경기 북부권에서 진행 중인 주요 도로사업은 고속도로 경우 구리~포천 민자도로, 서울~문산 민자도로, 수도권 제2순환도로 3개다.

    일단 세종시까지 연결되는 구리~포천 민자도로 50.5㎞가 오는 6월 개통한다. 국토교통부는 이 구간이 개통하면 연내 구리~성남~안성(71㎞)을 잇는 공사를 시작해 2022년 준공하고, 이어 2025년까지 세종~안성(58㎞)을 연결하는 등 총연장 179.5㎞의 도로를 완비할 방침이다.

    2015년 11월 착공한 서울~문산 민자고속도로(34.7㎞)도 2020년 11월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도로는 서울~광명 고속도로(19.9㎞), 광명~수원 고속도로(27.4㎞)와 연결돼 서해안으로 이어진다.

    구리~포천 민자도로, 서울~문산 민자도로가 남북을 잇는다면 수도권 제2순환도로는 동서를 연결하는 핵심도로다.

    경기 북부권 교통망은 현재 4개 구간으로 나뉘어 추진 중이다. 재정사업으로 추진되는 남양주 화도~양평(17.6㎞) 구간은 2015년 공사가 시작됐으며 2020년 개통이 목표다. 또 다른 재정구간인 김포~파주(25.4㎞) 구간과 파주~양주~포천(24.8㎞) 구간은 올해 착공해 2022년 완공 예정이다. 민자사업으로 추진되는 포천~화도(30.0㎞) 구간 역시 올해 착공해 2022년 말 준공 예정이다.

    수도권 제2순환도로는 경기 남부권 6개 구간도 2023년 모두 연결돼 총연장 255.4㎞의 순환도로 기능을 갖추게 된다.

    이밖에 △국도 3호선 대체 우회도로 △파주 자유로에서 연천과 포천을 거쳐 가평 경춘국도(국도 46호선)까지 동서로 잇는 국도 37호선 △고양~의정부를 잇는 국도 39호선 우회도로 등 국도 건설사업도 5년 뒤면 대부분 완료된다.

    도 관계자는 "5년 뒤면 낙후된 경기 북부권의 교통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하는 도로 SOC 사업이 사실상 완료된다"며 "주민 교통 불편 해소는 물론, 지역개발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규 교통망 확충은 부동산시장 최대 호재로 꼽힌다. 새로 도로가 뚫리거나 지하철 노선 등이 들어서면 인접한 주요 도시로의 진출입이 용이해지고 이동에 필요한 소요시간도 줄어드는 만큼 투자가치 및 생활 편의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교통망을 통한 대규모 인구유입으로 수요층 확보도 유리해 상권이 활성화되기도 쉬워 집값에도 영향을 미친다.

    김현서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교통망이 확충되는 곳은 일단 수요가 많기 때문에 환금성이 뛰어나고 부동산 침체기에도 다른 지역에 비해 집값 하락 폭도 적다"며 "개통 전에는 시세가 낮게 형성되다가 개통 이후에는 프리미엄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아 부동산 경기 상승시 더 많은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114 시세 조사 결과 2005년 착공에 들어가 2009년 7월 개통된 용인~서울 고속도로 인근의 용인 수지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도로 착공 전인 2004년 3.3㎡당 769만원이었으나, 착공에 들어간 2005년 1063만원으로 올랐고 도로가 개통된 2009년에는 2004년에 비해 47.3% 오른 1133만원을 기록했다.

    신규아파트 분양시장도 마찬가지다.

    금융감독원 청약경쟁률 자료를 보면 지난해 수도권에서 청약자들이 가장 많이 몰린 지역은 12월 SRT(수서발고속철도)가 개통된 경기 화성시로 총 40만6307명이 청약을 신청했다. 이어 수도권지하철 5·9호선이 들어서는 경기 하남시 14만8893명, 안양~성남 고속화도로(2017년 개통 예정)가 들어서는 경기 의왕시 8만7976명, 지하철 8호선이 들어서는 경기 남양주시 8만4586명 등으로 많은 청약자들이 몰렸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아파트 분양시장이 규제로 위축된 상황이지만, 교통 인프라 구축은 실물 호재로 부동산시장에 작용할 전망"이라며 "이번에 도로가 새로 들어서는 지역 중에는 서울 접근성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저평가됐던 곳도 일부 포함돼 있어 향후 이곳 아파트값이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