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계열사 '지주사' 전환, 이사회 중심 '독자 경영체제' 구축"특검 종료 후 세부안 발표…'기업가치 제고-경영 신뢰도 향상' 집중"


  • 최순실 게이트로 체면을 구긴 삼성이 대대적인 쇄신안을 통해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계열사별 경영지원조직을 확대해 경영혁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종료에 맞춰 대대적인 쇄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특검의 1차 수사 기간이 이달 28일 종료됨에 따라 쇄신안 준비는 이달 중 마무리된다. 쇄신안은 특검 수사 기간 연장 유무에 따라 3월 초나 4월 초 발표된다.

    삼성그룹은 내달 초 진행되는 계열사별 이사회에서 쇄신안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수 있도록 막바지 다듬기에 돌입했다. 미래전략실 해체에 따른 지주사 전환과 계열사별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체제가 대표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을 수 차례 강조한 만큼 계열사별 독자 경영체제가 구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미래전략실 해체가 초읽기에 돌입한 상황에서 이사회의 권한과 기능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열사별 독자 경영체제…지주사 전환 가능성 

    삼성은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을 시작으로 계열사별 독자 경영체제를 구축한다. 실제 지난해 10월 등기이사로 선임된 이재용 부회장은 취임 직후 계열사별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으로의 전환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콘트롤타워 역할을 한 미래전략실이 해체 수순에 돌입하면서 인적분할 및 지주사 전환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의 지분 정리도 함께 진행될 수 있다. 현재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의 7.55%를, 삼성물산은 삼성생명의 지분 19.34%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제조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고 화재, 증권, 카드를 포함한 지주사로 변신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생명이 갖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을 이 부회장을 포함한 오너 일가가 흡수할 경우 삼성생명 지주자 전환과 오너 일가의 그룹 지배력 강화는 자연스럽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사외이사제도와 주주친화 정책을 계열사 전체로 확대 시행한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가 발표한 거버넌스위원회 등 이사회 개선안과 주주환원 제도를 적용해 기업가치 제고 및 경영 신뢰도 향상에 집중한다.

    ◆'전경련 탈퇴-미전실 해체' 가시화…계열사별 수시 채용 

    전경련 탈퇴와 미래전략실 해체 작업이 본격 진행되는 등 주도적인 교통정리도 가속화된다. 삼성은 오는 15일 예정된 전경련 이사회에 앞서 모든 계열사의 탈퇴원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기업별 분담금이 결정되기 전 탈퇴를 공식화 해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다.

    미전실은 특검 수사가 끝나는대로 완전히 해체해 별도의 조직을 신설하지 않는다.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3대 주력 계열사가 관계사의 전략, 인사, 기능 등을 통합 관리하는 방식으로 재편된다. 계열사끼리 업무 조율이 필요할 경우 경영지원조직이 나서는 형태로 바뀐다.

    채용은 그룹 공채 제도를 폐지하고 계열사별로 필요한 인력을 자체적으로 조달한다. 계열사별 수시 채용이 정례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미래전략실의 경우 특검의 수사가 끝나는대로 조치가 있을 것이다. 이미 해체를 위한 작업이 준비 중에 있다"며 "여러 의견을 수렴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