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4천억원 투자 중 외부조달 7천억 제자리 걸음최순실 게이트 및 CJ E&M 실적 부진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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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의 K-컬처밸리 사업이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1조4000억원이 투입될 이번 프로젝트 가운데 7000억원을 외부에서 조달하려던 계획에 큰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문화계 실세로 알려진 차은택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펀드 조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K-컬처밸리 사업 진행을 위해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금융사들로부터 약 7000억원 규모의 투자(펀드 조성)를 받고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펀드조성 계획이 발표된지 한 달이 지나도록 이렇다할 자금 모집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CJ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당초 예상과 달리 직접적으로 투자에 나서겠다는 금융권이 아직까지 눈에 띄지 않고 있어서다. 투자가 늦어지다보니 계획에도 조금씩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일단 CJ그룹은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CJ그룹은 1조4000억원 가운데 7000억원을 외부 투자로 조달하고, 나머지 7000억원은 자체적으로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CJ그룹은 7000억원 중 2000억원을 CJ E&M에서 마련할 계획이다. 이미 종속회사인 케이밸리를 통해 528억원을 투자했다. 오는 6월 30일까지 2차 중도금 약 197억원을 낼 예정이다.
 
경기도 문화체육관광 한류월드 사업단 관계자는 "K-컬처밸리가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4월에 테마파크를 시작으로 8월 융복합호텔과 9월에는 상업시설을 착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 조건에 따라 공사 진행이 결정된다"면서 "2차 중도금 납기 만료 날짜가 6월 30일인데, 중도금만 문제없이 들어오면 계약대로 공사를 착공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나머지 5000억원에 대해서는 아직 답보상태에 있다.
 
이에 대해 CJ그룹 관계자는 "정확하게 나온 사항은 없지만 큰 밑그림은 그려 놓은 상태"라며 "재무적인 투자자가 될수도 있고,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투자금을 마련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CJ그룹은 CJ E&M에서 납부해야 할 2차 중도금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CJ그룹 관계자는 "CJ E&M에서 1차 부지 중도금을 납부했고, 2차 중도금도 준비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다만, 외부 펀드 조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외부 투자 유치가 확정된 것은 없지만 긍정적인 분위기인 것만은 확실하다"며 "갖가지 구설에 오를 때만 하더라도 투자 유치가 어려웠지만 지금은 말끔히 해결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어 "테마파크 사업은 하루 아침에 계획한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던 프로젝트"라며 "작년 소동(차은택 개입 의혹)을 겪으면서 오히려 잘 준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 같다. 차질 없이 진행 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향후 CJ그룹은 신한류 문화관광을 통해 K-컬처밸리 사업을 반드시 성공 시키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 끝나지 않은 최순실 게이트설 '부담'
 
하지만 CJ그룹의 의지와 상관없이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검 수사로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사업진행에 차질을 빚을 공산이 크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로 특검은 CJ그룹이 이재현 회장의 사면을 염두에 두고 최순실의 최측근인 차은택씨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K-컬처밸리에 조 단위 투자를 했다는 의혹으로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또 CJ E&M의 저조한 실적도 자금 조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CJ E&M은 지난해 영화사업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6.9% 감소했다.

CJ그룹 관계자는 "CJ E&M 실적이 저조한 것은 사실이지만 매년 실적이 안좋았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로 인한 투자자 유치가 어려운 것은 아니다"라며 "CJ E&M에서 큰 돈을 투자하는게 아니라 실적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어 "K-컬처밸리는 CJ E&M에 있어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CJ-K컬처밸리 사업은 1조4000억원을 투자해 축구장 46개 규모(30만㎡ 부지)로 한류 콘텐츠를 활용한 테마파크와 공연장(2000석), 전통 숙박시설과 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문화창조융합벨트 프로젝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