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영향으로 돼지고기 정상가 평년대비 30%↑중간 유통단계 없는 대형마트는 가격 변동 사실상 無
  • ▲ 롯데마트 서울역점 정육코너 모습. ⓒ진범용 기자
    ▲ 롯데마트 서울역점 정육코너 모습. ⓒ진범용 기자

    #1. "삼겹살데이때는 그래도 장사가 잘되는 편이었는데 올해는 그것도 기대하기 힘들 것 같아요. 가격이 작년보다 많이 올랐거든요." 노원구 중앙시장 정육점 사장 이모(53세)씨.

    #2. "가격 변화가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난해보다 행사가로 보면 삼겹살이 더 저렴해요." 중계동 홈플러스 직원.

    삼겹살데이(3월 3일)를 하루 앞둔 2일, 전통시장의 삼겹살 가격은 지난해보다 폭등한 모습을 보이는 반면, 대형마트 가격은 변동 폭이 크지 않았다.

    농산물유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삼겹살(국산냉장) 100g의 가격은 평균 1878원을 기록했다. 이는 평년 1582원보다 30% 이상 치솟은 가격이다.
    같은 기간 삼겹살(수입냉동) 100g의 가격도 1055원으로 평년보다 11% 이상 올랐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삼겹살데이가 있는 3월은 여름 휴가철인 8월을 제외하고 삽겹살 판매량이 가장 높은 달이다. 그러나 구제역 등으로 돼지고깃값이 상승하면서 전통시장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쳤다. 

    노원구 위치한 중앙시장과 남대문에 있는 남대문 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상인들은 한결같이 어려움을 토로했다.

    중앙시장의 한 상인은 "3월 3일이 삼겹살데이로 불리면서 그 주에는 그래도 많이 팔았지. 근데 이번에는 오는 사람도 없고 구제역 때문에 싸게 팔기도 어려워"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남대문 시장에서 10년 넘게 정육점을 운영해온 A 사장은 "지난해 12월부터인가 돼지고깃값이 많이 올랐어요. 한 600원 넘게 올랐으니까요"라며 "올핸 삼겹살데이 특수 마져 기대할수 없네요. 장사가 너무 안 돼요"라고 말했다.
  • ▲ 남대문 시장 정육점 모습. ⓒ진범용 기자
    ▲ 남대문 시장 정육점 모습. ⓒ진범용 기자

    반면 사전 물량을 미리 확보해 대규모 할인 행사를 벌이고 있는 대형마트의 삼겹살 가격은 지난해와 비교해 차이가 거의 없었다.

    이마트에서는 8일까지 정상가 2040원인 삼겹살과 목살을 390원 할인한 1650원에 판매한다. 행사카드로 결제 시 정상가 대비 50% 이상 저렴한 100g 당 99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지난해 행사카드 결제 시 삼겹살 100g에 920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평년 수준이다. 

    롯데마트에서도 정상가 1440원인 삼겹살을 엘포인트(L.Point) 회원에게는 1160원, 여기에 행사카드로 결제 시에는 980원에 대폭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홈플러스에서도 삼겹살데이인 3일 하루 동안 훼밀리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1등급 이상 국내산 삼겹살과 국내산 목심을 각각 1000원(100g)에 판매한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이날 서울역 롯데마트를 찾은 주부 강모(43)씨는 "삼겹살을 구매하려고 대형마트를 찾았는데 시장보다 가격이 저렴해요"라며 "카드 혜택 등이랑 다 포함하면 부담을 많이 줄일 수 있어서 좋아요"라고 말했다. 

    판매하는 직원들 역시 돼지고깃값 상승으로 정상가는 많이 올랐지만, 혜택을 받으면 가격이 비싸지 않다고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알리고 있었다.

    창동 이마트 판매 직원은 "뉴스를 보고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했다고 지레 겁먹고 오는 소비자들이 많아요"라며 "근데 막상 혜택을 이용하면 삼겹살값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에요"라고 강조했다.

    서울역 롯데마트 판매 사원도 "엘포인트 회원가에 카드혜택을 더하면 절반가량 가격이 저렴해진다"며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가격이 크게 다르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홈플러스의 경우 지난해 1등급 일품포크 돼지 삼겹살 100g을 행사가 1290원에 판매했지만, 오히려 올해는 같은 제품을 1190원에 판매해 더 저렴하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유통구조가 달라서 이러한 차이가 발생한다"라며 "전통시장은 매일 변화하는 도매가에 영향을 받지만, 대형마트는 1~2주 정도의 물량을 미리 구매하고 직거래를 통해 중간 유통단계를 줄였기 때문에 영향을 덜 받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