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에 따라 건전성지표 RBC비율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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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보험사인 메트라이프생명이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81% 배당키로 하는 등 3년 연속 고배당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당국이 보험사들에게 자본건전성 강화를 주문하고 있는 상황에서 순이익의 80%가 넘는 돈을 배당한다는 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트라이프는 오는 28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기말배당금으로 1주당 2119원을 확정할 예정이다. 메트라이프는 지난해 1주당 중간배당금으로 2472원을 결정한 바 있다.
1주당 연간 배당금은 4591원으로, 2015년도 1주당 연간 배당금 3884원(총 785억원)보다 18.2%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 785억원 가운데 현금 총 배당금은 65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015년(686억원) 대비 14.4% 증가한 것보다 배당금 증가폭이 더 크다.
이에 따라 현금배당 성향은 2015년 80.23%에서 지난해 80.78%로 0.55%포인트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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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라이프생명은 "상법상 배당가능 금액과 자본적정성 수준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메트라이프의 배당성향은 국내사 대비 3.5배에 육박한다. 대형 보험사인 삼성생명의 지난해 현금 배당성향은 23%였고 교보생명과 한화생명도 각각 20%를 넘지 않았다.
문제는 메트라이프의 배당 결정에 따라 건전성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이 하락한다는 점이다. 배당전 172.5%였던 RBC비율은 167.2%로 내려가게 된다.
보험업법에서는 RBC비율을 100% 이상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금융당국은 150% 이상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더욱이 시장금리 상승으로 채권평가이이익이 감소하는데다 새 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금융당국의 감독규제 시행이 예고돼 있어 보험사들은 자본을 쌓아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지난해 하반기에 외국계 보험사 CEO들과 만나 새 회계기준에 대비해 자본확충을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메트라이프는 2014년 90.12%의 배당성향을 기록한데 이어 3년 연속 80%가 넘는 고배당을 이어가고 있다.
보험업계가 오는 2021년 새 회계기준인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금을 쌓아야하는 와중에 외국계 보험사인 메트라이프는 국내에서 벌어들인 순익의 대부분을 해외 본사에서 챙겨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국계 보험사의 고배당 논란은 계속되고 있지만 기업이 자율적으로 정하기 때문에 당국에서 배당을 제한하고 있지는 않다"며 "다만 보험시장 영업환경 변화와 새 회계기준 도입을 감안해 자본을 쌓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