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부터 영업 종료시간 오후 11시로 변경… '올빼미' 매장 사실상 의미 無
  • ▲ 심야시간 텅 비어있는 두타면세점. ⓒ진범용 기자
    ▲ 심야시간 텅 비어있는 두타면세점. ⓒ진범용 기자


    두타면세점이 1일부터 영업종료 시간을 기존보다 1시간 앞당긴 오후 11시로 변경했다.

    두타면세점 측은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관광객이 축소해 영업시간을 앞당겼다고 발표했다. 업계는 두타의 이번 영업시간 변경을 입점 브랜드의 반발과 수익성 개선 때문으로 보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타면세점은 오픈 초기 각 층별로 밤 11시, 새벽 2시 등으로 영업시간을 달리하며 '올빼미' 매장이라는 점을 타사들과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앞서 지난해 12월 1일부터 고객 혼선을 줄인다는 이유로 영업시간을 자정까지로 일원화했다. 그리고 불과 4달 만에 영업 종료 시간을 한 시간 앞당겨 재조정했다.

    통상적으로 서울 시내 면세점의 영업 종료 시간이 오후 9시라는 점을 감안하면, 2시간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실제로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HDC신라면세점의 영업 종료 시간은 오후 9시다. 단 갤러리아면세점은 오후 8시 30분에 문을 닫는다.

    두타면세점이 사실상 '올빼미' 매장이라는 타이틀을 반납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의 사드보복 이후 두타면세점을 제외한 다른 면세점은 영업종료 시간을 변경하지 않았다. 오히려 신세계 면세점 등은 기존 영업 시작 시간을 9시30분에서 9시로 앞당겼다.

    서울 시내 면세점의 경우 단체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50%를 넘어서기 때문에 이들이 주로 찾는 오전 시간대를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두타면세점의 심야 영업은 브랜드 반발과 수익성 악화만 가져올 뿐 매출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두타면세점의 입점한 브랜드는 중·소 업자가 많다. 이들 입장에서는 타 면세점보다 매출이 적게 발생하는 두타면세점이 심야까지 운영을 하다 보니 인건비 문제와 판촉 직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판촉직원들은 두타면세점 배정을 상당히 꺼린다"라며 "자정까지 영업해 사생활을 누리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 두타면세점에 한산한 입구. ⓒ진범용 기자
    ▲ 두타면세점에 한산한 입구. ⓒ진범용 기자


    심야 영업의 수익성 문제도 이번 영업 시간 종료에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두타면세점의 심야영업매출 비중은 새벽 2시에서 자정으로 일원화시킨 이후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일 평균 25.3%에 불과했던 심야영업 매출 비중은 일원화 이후 38%까지 높아졌다. 단 중국에서 한국 단체관광상품 판매 규제(금한령)를 시작한 3월 15일 이후 심야시간(밤 9시 이후) 비중은 25%로 줄었다.

    외국인 관광객 대부분이 12시 이후 시간대에는 쇼핑보다는 휴식을 취하기 때문에 오히려 영업시간 축소가 비용절감 등 업무 효율화를 높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 두타면세점의 영업시간 축소도 이러한 맥락에서 중국의 사드 보복 문제보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현실적인 조치라는 것이다.

    특히 중국과 외교 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점과 입점 브랜드들과 두타면세점이 영업시간 변경에 대해 계약을 새롭게 맺은 점등은 두타면세점의 영업시간이 향후 11시로 확정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에 대해 두타면세점 측은 중국과 외교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자정으로 시간을 연장할 것이라고 즉답했다.

    두타면세점 관계자는 "새벽 2시까지 운영하던 시기에는 브랜드들의 반발이 사실 어느 정도 있었지만, 자정으로 변경 이후 이 문제는 해결됐다"며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어 한시적으로 조정한 것뿐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회복되거나 제3국에서 찾는 비중이 높아지면 다시 시간을 자정으로 변경할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