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중국 사드보복 해결할 카운터파트너 출범에 희망 걸어금호아시아나, 호남민심 자극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무산 바래현대, 남북관계 개선 통해 금강산 관광 사업 재개 기대감 커져
  • ▲ 문재인 제19대 대통령.ⓒ뉴데일리
    ▲ 문재인 제19대 대통령.ⓒ뉴데일리


    재벌개혁을 외치는 문재인 제19대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면서 대기업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롯데·금호아시아나·현대그룹 등은 훈풍을 기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강력한 재벌개혁이 예고된 상황에서 일부 기업들은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롯데그룹이다.

     

    롯데는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국내 기업 중에 가장 큰 피해를 봤다. 중국 내 롯데마트와 국내 면세점 손실 규모가 지금까지 5000억원, 상반기까지는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중국과의 정상급 대화 채널이 막히면서 정부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민간기업인 롯데로써는 중국의 의중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한계가 있어 그동안 속앓이만 해왔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부로 취임하면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 가능성이 열렸다. 시진핑 주석 입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카운터 파트너가 생겼기에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 가능해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 정부에서 중국과의 카운터 파트너가 없어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새 대통령 취임으로 이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중국 역시 새로운 제스처를 취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하루 늘어나는 손실에 마음이 무겁다”며 “하루 빨리 사태가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국면 전환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업체인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문 대통령 취임으로 반전 가능성이 생겼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재계에서 유일한 호남기업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호남의 높은 지지를 받으며 대통령에 당선됐다. 호남 민심을 끌어 안으려는 의지는 지난 3월 19일 트위터 등 SNS을 통해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금호타이어가 쌍용차의 고통과 슬픔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며 “향토기업인 금호타이어 상황을 바라보는 호남인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금호타이어는 광주, 곡성, 평택에 공장이 있고 380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일터이다. 금호타이어 매각은 단순히 금액만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금호타이어가 중국업체인 더블스타에 넘어가는 것을 반대한 것으로, 향후 매각 과정에서 새로운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박삼구 회장의 노림수였던, 매각 무산에 따른 재매각이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나그룹은 말을 아끼면서도 반전의 기회가 올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현대그룹도 그룹 재건의 발판이 될 대북사업 재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남북관계가 냉랭해지면서 중단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이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으로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해운업 불황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은 현대그룹은 현대증권을 KB지주에 매각했고, 현대상선은 결국 산업은행에 넘겼다. 택배업체인 현대로지스틱스도 롯데에 매각하는 등 그룹 규모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현대아산 역시 대북사업 중단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2008년 금강산 관광 사업이 중단된 이후 현대아산 직원들은 10분의 1로 줄었고, 매출 손실은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금강산 관광 사업 재개라는 모멘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으로 남북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합의를 통해 금강산 관광 사업이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언제든지 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북핵 문제를 둘러싼 복잡한 정치 현안이 해결된다는 전제 하에 훈풍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뚜렷한 결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필요하면 미국 워싱턴에 갈 것이고, 여건이 되면 평양에도 갈 수 있다”고 밝힌 만큼 훈풍 움직임은 이제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