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반 우려 반' 19개월만 신규신용평가서 저평가불안한 수주여건·공사 진행… "아직 바닥 아닐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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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상일동 소재 삼성엔지니어링 본사 이미지.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엔지니어링이 1년 반 만에 신용등급에 대한 신규평가를 받았다. 등급을 매긴 한국신용평가 기준으로 하위 14%대 낮은 평가다. 이는 채산성이 양호한 계열공사 물량 비중확대로 사업안정성은 보완됐지만, 몇 차례 대규모 손실 이후 위축된 외형과 일부 현안 프로젝트 추가손실 인식 및 발주처 계약해지 등으로 영업수익성 개선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신평은 삼성ENG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2015년 10월23일 이후 1년7개월여만의 평가로 'BBB+' 등급은 한신평이 평가하는 427개 기업 가운데 하위 14.7%에 해당하는 낮은 수준이다.
한신평 측은 이 같은 판단 근거로 △수주잔고 감소에 따른 외형축소 △계열공사 물량에 의한 사업안정성 보완 △대형 EPC Peer 대비 열위한 수익성과 재무구조 △그룹 신인도와 지원 가능성 등을 꼽았다.
권기혁 한신평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2013년과 2015년 두 차례 대규모 손실 이후 보수적인 수주 기조로 수주잔고와 외형이 축소됐다"며 "현안 프로젝트의 매출 비중은 줄어들고, 쿠웨이트 Clean Fuel 프로젝트, 말레이시아 Rapid 패키지뿐만 아니라 채산성이 양호한 관계사 프로젝트들의 진행이 본격화됨에 따라 수익성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하반기 신규 프로젝트의 예상 선수금과 준공 프로젝트의 채권 회수 예상액을 고려했을 때 추가적인 재무부담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신용등급 전망도 계열 및 화공 부문의 신규 수주 전망 및 현안 프로젝트들의 진행 상황, 그룹의 신인도에 기반한 재무적 융통성 등을 감안할 때 안정적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2015년 대규모 손실 인식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가 된 이후 삼성 계열사 지원으로 1조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완료함에 따라 유사시 계열지원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됐다. 유증에 힘입어 삼성ENG는 지난해 1분기 차입금 9778억원을 상환하고 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올해 1분기에도 부채 1546억원가량을 줄이면서 부채비율을 1년 동안 400.3%에서 386.4%로 13.9%p 낮췄다.
하지만 현 수준의 수익창출력으로는 단기간 내에 재무안정성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선별적인 수주 정책으로 지난해 1분기 9조7374억원이었던 계약잔액이 5조5343억원으로 사실상 반토막 나면서 매출액 기준 향후 4년가량 먹거리에 불과하다.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에는 발하쉬 석탄발전소 프로젝트와 얀부 발전 플랜트 계약이 해지됐고, 현재 살라만카 정유 플랜트는 공사 중단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게다가 체결 가능성이 높은 4건의 프로젝트 결과를 기다리고 있지만, 발표시기가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 추정 발표 시기는 UAE POC의 경우 1분기에서 2분기로 넘어갔으며 태국 ORP와 PO 계약은 각각 5월과 7월, 오만 두쿰(6월)과 바레인 밥코 등도 다소 지연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관계사 수주에 대한 높은 의존도도 지적됐다. 한신평 분석 결과 2016년 기준 관계사 수주 규모는 3조7000억원 수준으로, 신규수주의 74.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관계사 공사의 빠른 진행 속도에 비해 신규수주 계약 속도가 느려 수주잔고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며 "지난해와 같이 대규모 관계사 공사 수주가 이어지지 않는 한 실적 추가 하향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현안 프로젝트들의 공기 연장, 추가적인 원가 조정 등으로 손실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외에 기타 중동 현장에서도 원가율 상승 사례가 적지 않게 나타나는 점 등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수익변동성이 확대될 수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ENG의 1분기 미청구공사액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5.8%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1조원대(1조429억원)을 유지하고 있으며 매출채권은 같은 기간 1.37배 늘어난 8672억원으로 나타났다.
김세련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잔여 현안 프로젝트의 공정률이 적게는 86%에서 많게는 97%까지 올라온 수준이지만, 마무리까지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공사 마무리에 따른 일회적 변동 요인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인 만큼 해외 부문의 하방이 닫혀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