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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금융시장은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역대 최고점인 2300포인트를 넘어 2400, 2500 포인트도 달성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확실히 바닥을 다진 느낌이다.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몇 달 사이 가격이 껑충 뛰었다.
소비심리도 3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꽁꽁 감춰놨던 지갑 문을 열었단 소리다.
오래 만에 찾아온 해빙기가 반가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브레이크 없이 달리는 폭주기관차에 올라탄 것은 아닌지 가슴 한편에 불안감도 존재한다. -
◆주식시장 오름세, 경제 지표가 답하다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는 26일 기준 16%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이는 글로벌 증시 수익률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것이다.
코스피는 2300포인트 돌파 이후에도 추가 상승시도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 상승 원인을 기업이익과 경제 지표 개선에서 찾았다.
실제 4월 수출액은 510억달러로 역대 2번째의 월간 수출액을 달성했다. 내수경기 회복이 더디지만 대선 이후 소비심리 호조와 대규모 추경 예고는 수출경기에 이어 내수경기 회복이 동반될 수 있다는 기대를 높이는 이유다.
국내 기업들의 이익 역시 주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법인 649개 회사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78조원, 지난해 1분기 대비 7.55%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4조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38.3%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37.7% 늘었다.
결국 지금의 주식시장 단기과열 현상은 기업들의 이익 추세와 개선된 경제 지표가 맞닿아진 결과다.
2분기 기업들의 실적들을 봐야 확신할 수 있겠지만 외국계 금융회사들은 코스피 지수가 3000포인트가 갈 수 있다고 낙관하는 분위기다.
◆억눌러있던 부동산, 활화산으로 전환
가장 큰 변화는 부동산 시장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주택시장은 매매·전세 쌍끌이 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최근 문을 연 모델하우스에는 예비청약자들로 발을 디딜 틈도 없다. 그동안 전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은 억눌러 있었다는 것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30% 올랐다. 이는 지난해 11·3 대책 발표가 있기 전 최대 주간 상승률인 0.35%에 육박하는 수치다.
지역별로는 강동이 1.28%, 송파 0.68%, 서초구 0.29% 등 재건축 이슈가 있는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대거 올랐다.
이밖에 정부의 낙후지역 개발 이슈로 용산, 양천, 도봉구도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아파트 가격이 오르니 전세 값도 들썩이고 있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세금은 0.15% 올랐다. 재건축 수요가 몰린데다 매물이 줄어든 탓이다. -
◆브레이크 잡을 경제 컨트롤타워 가동은?
주식시장, 부동산 시장의 반등은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과열됐다는 전문가 지적도 적지 않다.
과열된 열기를 잠시 식혀주고 안정적인 상승세를 이끌 수장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는 뒤늦게 경제부총리로 김동연 후보자를 지명했다. 청문회 절차를 거쳐 공식 임무를 수행하기까지 적어도 한 달 이상은 걸릴 전망이다.
김 후보자와 손을 맞출 금융위원장, 또 정책금융을 이행할 금융공기업 수장 선임 여부는 더 늦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손을 놓고 있는 시기가 길어질수록 금융시장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흐른다.
실제 주식시장은 과열을 부르는 거짓투자 정보가 난무하고 있으며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대출도 급증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도 실제 거주 목적의 수요자보다 소위 ‘떴다방’ 등 투기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 사이 가계대출은 관리할 수 없을 정도로 올라 뒤늦게 진화에 나설 때엔 너무나도 늦다. 청와대 비서실 인사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각 인사를 서둘러 마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