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이지만, 우리는 심한 일교차, 알레르기, 따가운 봄볕 등 면역 및 영양상태 관련해 힘든 계절을 보내게 된다. 

특히 우리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내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건강을 지키고 작년 이맘 때보다 무난하게 계절을 넘기기 위한 전략은 무엇일까. 

운동, 수면, 스트레스 관리,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건강한 식생활이 그 첫 단추가 아닐까?

그렇다면, 건강한 식단이란 어떤 식단인지 되새길 필요가 있다. 백세 시대를 살아내기 위한 내 영양관리는 또 어떻게 해야 할까? 오늘은 내 건강 도우미 장내 세균에 관해서 얘기해 보고자 한다. 

혹자는 세균이 어떻게 내 건강 도우미이냐고 반박할지도 모른다. 균은 더럽고 퇴치해야 할 대상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런데 우리 몸 속에는 100조 마리, 1,000여 종에 달하는 장내 세균이 있다. 우리 몸의 세포 수보다 훨씬 많은 수의 세균과 함께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 몸은 하나의 생태계이고 이 생태계 안에서 모든 생물체는 아무리 미미한 세균이라 하더라도 나름대로의 역할을 하지 않고는 살 수가 없다. 한마디로 나와 장내 세균은 공생 관계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장내 세균들은 우리 몸속에서 우리 몸의 세포들이 하는 온갖 역할들을 하며 우리 몸의 대사활동을 돕고 있다. 

  • 장내 세균의 다양한 역할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Vitamin을 합성한다. 
    Vit B1, B2, B12, Vit K, 판토텐산, 엽산, 비오틴 등의 Vitamin 합성하며, 칼슘, 철, 마그네슘 같은 무기물의 흡수도 돕고, 담즙 대사에도 관여한다. 

    2.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의 흡수를 돕는다.
    우리 몸에는 소화 효소가 부족하여 모든 음식물을 소화시킬 수 없다. 사람이 소화하지 못하는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의 일부를 발효, 분해하여 흡수를 돕는다. 

    3. 면역 단련 및 강화
    정상 세균들이 내장 벽의 림프계를 자극하여 점액상피가 유해 세균 번식을 억제하고, 항체 형성으로 면역계를 건강하게 하여 알레르기 예방에도 관여하며, 면역계에 중요한 T세포(T-cell) 형성을 활발히 하여 건강한 몸을 유지하게 한다.

    4. 세로토닌, 도파민 합성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는 세로토닌을 합성하는데 체내 세로토닌의 95%를 장내세균이 합성해서 만든다고 한다. 헬리코박터균(Helicobacter pylori)은 뇌에 배고픔을 알리는 공복 호르몬인 그렐린(ghrelin)과 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식욕 억제 단백질인 렙틴(leptin)의 양을 조정한다. 그 밖에 도파민을 비롯한 각종 신경전달물질을 합성한다.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분석하게 되어 질병에서 해방될 것이라는 큰 기대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2003년 인간게놈이 밝혀지면서 질병 발생의 원인은 대부분 유전자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의 문제라는 점이 알려지게 되었다. 이들 장내 세균은 우리 몸 속 환경을 조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장내 세균들이 병들고 제 구실을 하지 못하게 되면 우리 몸은 바로 이에 반응하여 각종 증상을 보이며, 심해지면 질병으로, 만성병으로, 혹은 암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장내 세균과 아토피,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등의 면역 질환 및 비만, 크론병 등 대장 질환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자폐증, 우울증, 알츠하이머병들과의 연관성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내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는 바로 이 장내 세균의 건강도 함께 챙겨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런데, 참 고맙게도 이들 장내 세균들은 소박하게 섬유질만 먹고 산다고 한다.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려면 어떤 식품을 먹어야 할까? 

    식품의 대부분에는 섬유질이 풍부하므로 섬유질이 없는 식품만 기억하면 된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의 육류, 어패류, 우유 및 버터, 치즈 등의 유제품, 햄, 소시지, 달걀 등에는 섬유질이 전혀 없다. 

    균형 잡힌 식단을 위해서는 이들 동물성 식품에 장내 세균이 먹을 섬유질을 같이 공급해 주어야 내가 먹은 고기, 어패류, 우유 등이 소화, 흡수되고 또 몸속에서 그 역할을 다 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 섬유질이 풍부한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방법

    (1)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한다. 
    이는 내 몸을 위해서인 동시에 1,000여 종이 넘는 장내세균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아직 이들의 기능이 다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골고루 음식을 섭취하다 보면 장내세균들의 다양한 기능이 활성화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팔방미인이라 알려진 홍삼이 그런 효능을 가진 이유는 아마 홍삼에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는 여러 종의 장내세균을 활성화 시키는 섬유질이 풍부하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2) 한식, 즉 밥을 주식으로 먹는다. 
    밀가루의 섬유질 함량은 쌀보다 훨씬 적고, 잡곡밥에는 쌀보다 더 많은 섬유질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하루 중 가장 많은 양의 음식을, 이왕이면 섬유질이 보다 풍부한 잡곡으로 먹는 것이 효율적이다. 

    (3) 채소, 야채, 과일을 풍부하게 먹는다.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비타민, 무기질과 아울러 섬유질을 함께 먹을 수 있는 생과일과 야채 및 채소를 섭취하는 것이 비타민 약을 먹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4) 차를 많이 마신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대부분의 차들은 잎에서 추출된 수용성 섬유질을 녹여내어, 충분한 수분과 함께 장내세균이 쉽게 소화시킬 수 있는 수용성 섬유질을 공급해 준다.

    우리가 건강한 식단을 짜기 위해 주목해야 할 기본 원칙은 내 몸의 세포가 필요로 하는 영양분 뿐 아니라 장내 세균을 위한 배려가 있는 식단을 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