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산분리에 따른 모회사의 사정과 수익성 악화 등 다양한 요인으로 대기업 계열 중소형 증권사들이 잇따라 M&A 시장에서 다시 부각되고 있다.
매물로서의 강점과 약점이 뚜렷한 중소형 증권사들은 대형 증권사들의 M&A가 마무리된 이후 올 초부터 각자 발빠르게 움직이며 새 주인 찾기에 나선 바 있지만 새 주인을 쉽게 찾지 못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산분리법에 막힌 대기업그룹집단 계열 및 수익성이 감소하고 있는 중소형증권사들이 M&A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이 가운데 SK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은 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과 그룹 자구안의 일환으로 시장에 나왔다.
SK증권의 경우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소유할 수 없다는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법 조항에 따라 오는 8월까지 반드시 새 주인을 찾아야 하는 상황으로 지난주 본격적인 매각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SK㈜가 보유한 SK증권의 지분은 10% 수준으로 장부가는 550억원이지만 지분 10%를 인수할 경우 곧바로 최대주주가 되기 때문에 경영권프리미엄이 붙어 시장에서는 1000억원까지 몸값이 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SK㈜의 SK증권에 대한 애착을 감안하면 '제3자'가 헐값에 SK증권을 인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SK증권이 SK㈜의 품을 떠난 이후에는 지분 10%만으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인수자들의 판단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현대중공업그룹의 자구안으로 M&A시장에 나왔다.
하이투자증권 역시 현대중공업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재편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SK증권과 마찬가지로 2년 내 지분을 정리하고 새 주인을 찾아야 하는 의무도 안고 있다.
현재 하이투자증권은 지배구조 개편이슈에 대응하기 보다는 매각 이전에 선제적으로 경쟁력을 최대한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체질개선을 통한 자생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
이같은 하이투자증권의 시도는 M&A 시장에서 바라보는 회사의 몸값과도 맞물려있다.
시장이 판단하는 예상 거래가는 5000억원 미만인 반면 현대중공업은 하이투자증권 인수와 증자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해 원활한 매각을 위해서는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LS그룹 계열사인 이베스트투자증권은 M&A 시장에 다시 나올 처지다.
지난 13일 LS네트웍스는 금융 환경 등을 고려해 이베스트투자증권 지분 매각을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LS네트웍스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최대주주인 G&A사모투자전문회사의 지분 98.9%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4월 아프로서비스그룹대부주식회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후 지분매각 계약 체결을 위한 세부협의를 거쳤지만 결국 딜이 깨졌다.
업계는 서로가 원하는 몸값에 대한 괴리가 컸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제시한 거래가는 3000억원 미만 수준인 반면 LS그룹은 그동안 이베스트투자증권에 4700억원을 투자해 손해를 보고 팔 수 없다는 입장이 강했다.
이처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가격차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매각이 결렬됐지만 회사측은 오히려 매각가를 높여 추후 재매각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대주주 측은 표면적으로는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대한 매각의지를 피력하고 있지만 수년간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며 실리를 챙겨오고 있다는 점에서 M&A 시장에 나오더라도 가격을 낮출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