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법한 절차에 따라 증여… 문제 없다""공정위 측 조사 예고 받은 적 없어… 대기업실태조사 성실히 임하고 있어"
  • ▲ 김홍국 하림 회장. ⓒ김수경 기자
    ▲ 김홍국 하림 회장. ⓒ김수경 기자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하림그룹의 지주사인 제일홀딩스 상장을 앞두고 불거진 편법 승계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하고 나섰다.

김 회장은 22일 하림펫푸드 공장 해피댄스 스튜디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기사에 보도되는 편법 승계 의혹과 관련한 내용은 잘못된 부분이 많다"며 "승계 시점에 비해 그룹 규모가 커지다 보니 사실이 왜곡됐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 2012년 승계작업을 할 때는 하림이 중견기업 수준이었고 개인적 사정상 일부 증여를 해 줄 필요가 있어 적법한 절차에 의해 승계를 진행했다"며 "당시 법률 자문을 다 받고 증여에 대해서는 반복 조사를 받는 등 합법적으로 증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2012년 증여하고 나서 2015년 팬오션을 인수하면서 자산이 크게 늘었다"며 "올해 5월 4일부로 상호출자제한 범위 안에 들어가면서 당시의 증여를 현재 자산규모와 비교해 편법으로 논리를 구성하면서 오해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2012년 장남인 김준영 씨(25세)에게 비상장사인 올품(옛 썸벧판매) 지분 100%를 증여했다. 당시 준영씨는 증여세로 100억원을 납부했다.  

현재
하림그룹의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지주사 제일홀딩스의 최대주주는 김홍국 회장(지분 41.78% 보유)이다. 이어 한국썸벧(37.14%), 올품(7.46%) 등이 제일홀딩스 지분을 갖고 있다. 한국썸벧과 올품은 준영씨가 지배하는 개인 회사다.

준영씨는 올품 지분 100%를, 올품은 자회사 한국썸벧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상장을 앞둔 제일홀딩스 지분 44.6%를 보유하고 있다. 
제일홀딩스는 하림그룹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지주사로 이달말 코스닥에 상장을 앞두고 있다. 

때문에 
준영씨는 증여세 100억원으로 10조원 규모의 하림그룹을 편법으로 물려받았다는 비난을 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홍국 회장은 "증여세 100억원은 당시의 자신 규모를 기반으로 계산한 것"이라며 "증여 당시 자
산이 3조5000억원이었고 10조원이 된 것은 최근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마치 10조원을 증여해놓고 증여세를 100억원밖에 내지 않았기 때문에 편법 증여라는 논리인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기업 규모가 지금처럼 커지지 않았다면 문제가 안됐을텐데 커지다보니 의심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올품과 한국썬벧판매가 합병하면서 매출이 급증한 것일뿐 하림이 그룹 차원에서 일감을 몰아주거나 키워준 사실은 없다는 점도 확실히 했다.

그는 "올품을 밀어주거나 키워주려 한 적은 전혀 없다"며 "세계적인 벤처기업들도 언제 얼마나 크게 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데 우리도 올품이 이렇게 크게 될 줄은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들 

준영씨가 당시 증여세로 낸 100억원이 올품 유상감자를 통해 받은 것이란 점이 밝혀지면서 회삿돈으로 증여세를 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유상감자는 주주가 회사에 본인 주식을 팔고 회사로부터 돈을 받는 방식이다. 준영씨는 올품 지분 100%를 유지하면서 6만2500주의 유상감자를 실시해 100억원을 챙겨 이를 증여세로 납부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회사가 증여새를 대납했다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 증여 받을 금액 중 일부를 소각해 그 돈으로 증여세를 낸 것"이라며 "변호사들도 이에 대해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고 해명했다.

준영 씨의 경영 참여 가능성에 대해 그는 "경영권은 누차 얘기했지만 경영할 능력이 있다고 보면 물려줄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주주로만 남으라고 이야기 했다"며 당장 경영 참여 계획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하림그룹의 경영승계 과정을 조사할 것이란 소문이 퍼지고 있지만 하림그룹 측은 공정위로부터 아직까지 어떠한 의견도 전달받은 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공정위에서 아직 조사를 예고한 적은 없다"며 "언론 보도에 나가고 있는 내용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고 승계 과정은 모두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어 "하림그룹뿐만 아니라 국내 모든 대기업들은 내부거래 실태조사를 진행하는데 이 같은 조사에도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한편 하림그룹은 지주사인 제일홀딩스 상장을 앞두고 편법 승계 의혹에 휩싸였다. 정치권에서도 의혹을 제기하면서 공정위의 다음 타깃이 하림그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하림그룹은 지난해 기준으로 자산 총액이 10조원을 돌파하며 올해 5월 대기업 집단으로 분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