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율 상승·미청구공사액 확대… 나이스·한신평 이어 한기평까지 하향 조정재무안정성 저하·수익성 개선 부진… 상향조정 가능성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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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S건설 본사가 있는 서울 종로구 소재 그랑서울. ⓒ뉴데일리경제 DB
GS건설의 신용등급이 'A'등급 끝까지 밀려났다. 앞서 지난해 말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GS건설 장기신용등급을 'A'에서 'A-'로 강등시킨 데 이어 한국기업평가도 최근 등급을 하향조정했다. 지속되는 해외사업 관련 손실로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고, 재무안정성도 저하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등급 상향 조정 가능성도 낮게 관측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기평은 GS건설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은 'A2'에서 'A2-'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선영귀 한기평 평가전문위원은 "이번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해외사업 관련 손실 부담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데다 재무안정성이 저하됐으며 수익성 및 재무구조 개선이 제한적 수준에 그칠 전망인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한기평 분석 결과 GS건설은 해외사업 관련 손실로 저조한 영업수익성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축사업의 경우 2014년 이후 주택경기 회복과 함께 우수한 영업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나, 해외부문의 경우 대규모 손실 처리 이후에도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해외 문제사업 상당수가 예비 준공(PAC), 기계적 준공(MC) 승인이 완료됐으나, 최종 준공 지연에 따른 원가부담이 가중되면서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키움증권 보고서를 보면 1분기 말 기준 5개 현안 프로젝트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라빅 CP 3&4 프로젝트는 총 7개 유닛 중 5개만 MC 승인을 받은 상태이고, 쿠웨이트 NLTF도 10개 유닛 중 4개만 MC 승인을 받은 상태다.
쿠웨이트 와라는 지난 2월 PAC 신청을 했지만 미진한 부분이 있다는 이유로 발주처에서 반려해 재신청할 예정이며, 사우디 PP12는 GS건설의 공정은 마무리가 됐지만 JV(조인트벤처) 주관사인 BEMCO(현지 건설업체)와 발주처 사이의 문제로 MC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최종 준공 지연에 따른 원가부담이 가중되면서 원가율도 지난해 1분기 92.1%에서 지난 1분기 93.1%로 1.03%p 높아졌다. 이 같은 변동률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10개사 평균 원가율은 89.0%이며 평균 변동률은 마이너스(-) 3.29%p다.
미청구공사액에 대한 부담도 확대됐다. 1분기 미청구공사액은 1조744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소폭 증가(+0.36%)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10개사 평균 미청구공사액은 14.6% 줄어들었다.
A금융투자 건설 담당 애널리스트는 "영업이익률이 17%를 웃도는 건축 부문의 이익에도 해외사업 관련 손실이 이어지면서 획기적인 '어닝 서프라이즈'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며 "원가율 증가와 잠재 리스크 확대 등 업계 기조 역행이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기평은 재무안정성 저하도 신용등급 하향조정 원인으로 꼽았다.
선영귀 전문위원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운전자본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일부 사업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 보증채무 인수가 발생하는 등 재무안정성이 저하됐다"고 지적했다.
GS건설의 재무안정성 지표는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유동비율 하락폭이나 부채비율 증가폭은 경쟁사들에 비해 눈에 띄게 부진했다.
유동비율, 부채비율 등 재무안정성 지표는 전반적으로 지난해에 비해 부진했다. 1분기 기준 유동비율은 113.4%로, 지난해 1분기 135.7%에 비해 22.3%p 줄어들었고, 부채비율은 239.9%에서 276.5%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10개사 평균 유동비율은 7.51%p 감소했으며 부채비율은 8.14%p 줄어들었다.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3.07)도 이자비용 증가(+21.4%)로 1.29p 줄어들면서 10개사 평균 6.04를 크게 밑돌았다.
문제는 수익성 및 재무구조 개선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GS건설은 주택경기 호조에 힘입어 주택분양 물량을 크게 확대해 1분기 기준 약 6만가구의 주택사업을 진행 중이다. 건축 부문은 양호한 채산성 및 우수한 분양성과를 보이고 있는 주택사업 기성으로 수익성이 크게 제고됐으며 중단기적으로 우수한 영업실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PF우발채무 잔액(재건축·재개발, 책임준공·조건부 채무인수 제외)이 2조1000억원으로, 주택사업 확대에 따라 보증규모가 증가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비 PF보증, 책임준공·조건부 채무인수를 포함할 경우 그 규모가 5조1000억원까지 달해 경쟁사에 비해 과중한 부담이 되고 있다.
선 전문위원은 "진행 중인 주택사업 기성은 영업현금창출력 개선에 긍정적인 요소인 반면, 최근 급격하게 증가한 주택물량은 운전자본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우수한 분양성과에도 불구하고 주택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중한 PF보증 규모는 재무안정성에 부담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수주잔액 축소와 보유용지 감소 등 먹거리 부족도 매출 규모 확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수주잔액은 모두 38조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5.27%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10개사 평균 감소율이 3.70%인 점을 감안하면 평균 이상의 감소폭을 기록한 셈이다. 특히 1분기 해외 신규수주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해외수주 잔액이 25.3% 급감했다.
자체 분양사업 등을 위한 용지 확보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해 1분기 500억원대의 보유용지가 올해 442억원으로 11.4% 감소했다.
B증권 건설 담당 애널리스트는 "지속되는 해외사업 부진 여파로 수익성 개선과 재무안정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새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기조로 그동안 손실 확산을 막아왔던 주택 부문의 불투명성까지 더해졌다"며 "잠재 리스크 확대와 먹거리 부족 등은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따라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