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네이버 주식교환…금융디지털 기반 조성한국금융지주, 카카오뱅크 영업 앞둬 은행업 진출 코앞자기자본 4조 증권사 기업어음발행으로 대출시장 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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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데일리
코스피 지수가 2400시대를 맞이하며 증권주가 뜨겁게 달아올랐지만 대형증권사의 시선은 다른 곳에 있다.
전통적인 증권영역에서 벗어나 은행이 차지하고 있는 사업 영역에 발을 들어놓기 위해서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 간 주식교환은 향후 인터넷전문은행을 향한 전초전이라는 게 주된 평가다.
실제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15년 카카오뱅크 콘소시엄 참여를 검토했지만 끝내 철회한 바 있다.
이후 현대증권이 보유한 K뱅크 지분이 매물로 나오자 물밑 협상을 벌였지만 최종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결국 이해관계가 통한 네이버와의 주식교환으로 일단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의 물꼬를 텄다.
두 회사 모두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대해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은행업계는 쉽게 수용하지 않는 분위기다.
네이버가 보유한 플랫폼, 특히 라인 메신저는 기존 은행도 단독 제휴를 맺고 싶은 만큼 공을 들여왔다.
라인의 국내 점유율은 카카오톡에 비해 저조하지만 동남아시장만 놓고 봤을 때는 오히려 점유율이 월등히 높다. 라인을 통한 이체, 송금, 지급결제가 가능해 동남아 금융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은행 입장에선 무시할 수 없다.
또 네이버가 보유한 AI, 음성인식 시스템도 곧바로 은행 서비스와 연계하면 한 단계 진일보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사실 미래에셋대우가 네이버와 단순 주식교환을 했을 것이라곤 생각지 않는다”며 “오히려 두 회사가 전통적인 은행 산업을 노리고 손을 잡았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주식교환으로 자기자본을 약 7조원대로 늘리는 효과를 얻는다.
금융위원회가 밝힌 초대형 투자은행 육성방안에 따르면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시 종합투자계좌, 부동산담보신탁 업무를 영위할 수 있다.
사실상 은행의 예‧적금 수신상품과 부동산담보대출을 통한 여신업무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따라서 자기자본 요건만 갖추게 되면 굳이 제3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기다리지 않아도 네이버와 인터넷 플랫폼 활용해 간접적으로 은행 산업에 진출할 수 있다.
이미 경쟁사인 한국금융지주가 카카오뱅크를 통한 은행업 진출을 앞두고 있는 만큼 네이버와의 업무제휴를 발 빠르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대형증권사도 호시탐탐 은행권 영역을 노리고 있긴 마찬가지다.
기업어음을 발행하기 위해선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이 필요한데 이미 자기자본 요건을 맞춘 증권사가 5곳이나 된다.
아직 금융위원회의 정식 인가는 나지 않았지만 모두 관련 조직을 구성하며 본격 사업 채비를 마친 상황이다.
5개 증권사가 기업어음 발행으로 최대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약 4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어음 발행 업무를 인가받으면 증권사는 최대 자기자본의 200% 한도에서 어음을 발행할 수 있으며 이 자금의 절반 이상을 부동산 등 기업금융에 투자할 수 있다.
통상 기업대출은 신용도가 높은 1~4등급 회사들이 은행에서 어음을 발행, 자금을 조달하는 형국이다. 신용등급이 낮으면 제2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하게 되는데 증권사들이 이 같은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대형증권사들이 은행 영역을 노리는 이유는 전통적인 방식의 증권업무론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미 브로커리지 수수료는 0.015%로 주식거래를 통한 합당한 수익을 얻기 부족하다. IPO시장 역시 출혈 경쟁으로 제대로 된 수수료를 기대하기 어렵다.
일각에선 증권사들이 기업어음을 발행해도 무리한 영업 확장으로 인한 부실대출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의 시선도 보낸다. 적당한 담보가 없거나 신용등급이 5등급 이하인 회사를 대상으로 어음을 발행하면서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