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평가지표 100여개, 은행원 실적경쟁 내몰려금융노조 내달 3일부터 과당경쟁 근절 TF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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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데일리
시중은행들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 이면에는 과도한 KPI 목표, 잦은 캠페인, 실적에 따른 줄 세우기 등 고질적인 문제도 존재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은 내달 3일부터 14일까지 약 2주 동안 대대적인 설문조사에 착수한다.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은행들이 실시하는 KPI, 캠페인, 프로모션 등 과당경쟁을 부추기는 각종 요소들을 진단하는 한편 은행 간 과당경쟁이 금융 산업과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도 분석한다.
결과가 나오는 대로 과당경쟁 근절 대책 요구안을 마련해 올해 산별 교섭에 포함할 예정이다.
또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에도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관련 법 개정 등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앞서 금융노조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책 협약을 맺고 과도한 성과문화 확산 중단과 KPI 개편을 위해 협력키로 한 바 있다.
유주선 금융노조 사무총장은 “은행 간 선의의 경쟁은 필요하지만 은행들이 과도한 고객 뺏기 경쟁으로 상품 유치 실적을 KPI에 많이 반영하거나 캠페인을 지나치게 확대하고 있다”며 “설문조사 결과가 나오면 국회 토론회를 열거나 여야 의원들을 만나 은행법, 자본시장통합법 등을 어떻게 개정할 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은행들은 100여개 달하는 KPI를 설정, 은행원들에게 실적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은행에선 KPI 목표치의 180%를 달성해야 실적으로 인정하는 등 은행원의 노동 강도가 높다는 지적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은행별로 KPI가 다르고 항목이 지나치게 많은 뿐만 아니라 영업실적에 따라 사업부와 영업점별로 줄 세우기가 일상화됐다”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에도 개인형퇴직연금(IRP) 실적 경쟁이 예고돼 있다. 현재 IRP를 가입할 수 없지만 은행들이 사전예약까지 받아가며 과열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