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반납에 폐점까지 '위기'사드 보복 장기화… 롯데마트, 중국서 철수 가능성도 점쳐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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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점포 사진. ⓒ롯데마트
중국 측이 최근 우리 정부가 요청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철회를 거부하면서 유통업계에 드리운 사드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매출에 크게 의존하던 면세점 업계와 직접 당사자인 롯데는 추정 피해액이 1조원에 달하는 등 치명타를 입혔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사드보복이 본격화한 3월 중순 이후 롯데와 신라 등 주요 면세점 매출은 20∼30%씩 급감했고 롯데마트는 112개에 달하는 중국 점포 중 87개의 점포가 사실상 영업을 중단했다.
◇ "연말까지 간다"… 면세업계, 장기전 대비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은 롯데면세점이다. 국내 면세시장 점유율이 50%를 상회하는 롯데면세점은 3월 중순 이후 중국인 매출이 35%나 감소하면서 6월 말까지 누계 피해액만 35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면세점은 사드보복으로 인한 피해를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지난달 팀장급 간부 사원과 임원 40여명이 연봉의 10%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롯데면세점 측은 "사드 사태에 따른 매출 감소가 연말까지 이어지는 등 위기 국면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연봉 자진 반납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드보복으로 면세점 매출이 30∼35% 급감한 한화갤러리아도 올 초부터 임원 연봉의 10%를 자진반납하고 부·차·과장급은 상여금을 기존 800%에서 700%로 100%포인트 축소하기로 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중국의 사드보복이 시작된 3월 중순 이후 제주를 찾는 유커가 80∼90% 급감하며 제주공항 면세점의 매출이 급전직하하자 폐점을 결정했다. 제주공항 면세점의 4∼5월 월간 매출액이 임대료에도 미치지 못하는 20억원 이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매출이 감소해 적자 폭이 작년보다 3배 이상 커졌다"며 "제주공항 면세점은 접는 대신 서울 시내면세점(갤러리아면세점63)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갤러리아면세점의 폐점 결정이 다른 면세점으로 확산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 공항면세점 22곳 중 이익을 내는 곳이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한 면세업계 전체 피해액이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3월 중국의 금한령(禁韓令) 이전까지는 매출이 15% 이상 신장하다가 금한령 이후 매출이 20% 이상 감소했다"며 "중국과의 외교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상황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롯데마트 中점포 112개 중 87개 영업중단… 피해액 4천억원 이상 추산
정부가 사드 배치 장소를 롯데 성주골프장으로 정하면서 롯데는 중국 정부 사드보복의 타깃이 됐다. 롯데 계열사 중 중국에 가장 많은 점포를 운영하는 롯데마트는 약 4000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성주골프장으로의 사드 배치가 결정되자 중국 당국은 소방법 위반 등을 명분으로 중국 내 롯데마트 112개 점포 중 87개의 영업을 중단시켰다. 중국인들의 불매운동까지 더해져 영업 중인 12개 점포도 매출이 75% 급감했다.
중국 현지 노동법상 매장 영업이 중단되더라도 현지인 종업원들의 임금은 정상 임금의 70% 안팎 수준에서 계속 지급해야 한다는 것도 롯데마트엔 또 다른 부담 요인이다.
영업중단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현지 상품거래 공급상들이 거래 중단을 통보하거나 매장 임대업체들이 계약조건을 변경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롯데마트는 사드보복으로 매출 타격이 심각해지자 긴급 자금 3600억원을 마련해 종업원 임금 지불 및 상품대금 지급 등에 사용했지만 이마저도 조만간 바닥날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이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롯데마트와 면세업계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 대(對)중국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 해결에 별다른 진전이 없자 낙담하는 분위기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8월로 예정된 한중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 간 심도 있는 대화를 통해 (사드보복으로 인한) 중국 내 롯데마트 강제 영업중단 조치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희망한다"며 "현재 상황이 지속한다면 피해가 너무 커져 어떻게 중국 사업을 계속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장기화 되면 결국 롯데마트가 중국 사업을 철수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