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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전체 매출 가운데 10%를 국내시장에서 벌어들이는데 반해 조세공과는 전체의 67%를 납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에 비해 엄청난 비중의 세금을 내고 있다는 의미다.
설상가상으로 법인세를 높이자는 문재인 정부의 제안이 현실화될 경우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및 종속회사가 지난해 우리 정부와 해외 정부에 납부한 조세공과금은 총 8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국내에 지불한 조세공과금은 6조으로 67%에 달했다. 반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는 1조6900억원으로 19%, 미국과 유럽은 1조1500억원 13%, 동남아를 포함한 기타지역은 8000억원으로 1%를 납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출 비중과 세금 비중이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지난해 삼성전자의 매출은 201조9000억원으로 국내에서는 10%인 20조2000억원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나머지 90%는 미주(68조7000억원·34%), 유럽·CIS(38조3000억원 19%), 중국(35조60억원·18%)에서 발생했다.
삼성전자가 미주와 유럽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102조원으로 국내 매출의 5배를 넘어섰다. 그러나 미주와 유럽에서 납부한 세금은 국내의 19%에 그쳤으며, 중국 역시 국내 매출의 1.5배를 벌었지만 세금은 국내의 28%만 납주했다.
국내에 내는 세금의 비중이 기형적으로 높은 것은 본사가 한국에 있어서다. 때문에 법인세를 포함한 조세공과금 비중이 국내에서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조세공과금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고실적에다 법인세율도 오를 경우 조세공과금은 8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흐름이 계속될 경우 해외 정부의 압박도 거세질 수 있다. 미국과 유럽이 '한국에 내는 만큼 우리에게도 낼 것'을 요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 매출 가운데 국내 비중이 꾸준히 떨어지면서 국내 비중을 줄여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매출은 매년 2~3% 줄어드는데 반해 세금은 늘어나는 건 기업 경영에 비효율적이라는 분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매출의 90%가 해외에서 발생하는데 반해 세금 대부분은 국내에 납부하고 있다"며 "총수 부재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해외 이전설이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