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협회 배영우 4차산업담당 위원 "소형 제약사도 대형 약물 개발 가능"
화이자·테바 등 빅파마들 인공지능 활용 신약개발 착수
  • 신약개발 단계에서 인공지능의 활용이 초기 연구개발 단계에서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여 개발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인공지능은 치료중심에서 예측 및 예방 중심으로 의료 및 제약 부문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24일 개최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제약산업' 기자간담회에서 '신약개발과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주제발표를 진행한 배영우 R&D정책위원회 4차 산업담당 전문위원은 "인공지능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취합하고 분석함으로써 임상시험을 최적화시키고 부작용이나 작용기전을 예측하는 등 신약개발에서 필요한 과정을 단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신약 분야는 대표적인 고위험·고수익 분야로 꼽힌다. 오랜시간과 큰 투자 규모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구현 가능성 조차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확실성이 높을뿐 아니라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경제적 성공을 담보하기 어렵다.

    실제 신약 연구개발 비용은 2015년 1498억 달러에서 연평균 2.8% 증가해 2022년 182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또 신약 허가 건당 연구개발 비용은 평균 24억 달러에 달한다.  

    신약개발 사례를 보면 5000여개 이상의 신약 후보물질 가운데 5개 만이 임상에 진입하고, 그 중 하나의 신약만이 최종적으로 판매허가를 받는 것이 통상적이다.

    또 미국 FDA 허가를 위해 소요되는 임상 기간도 1990~1994년 동안 평균 4.6년에서 2005~2009년 동안 7.1년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배영우 위원은 "인공지능 시스템이 발달해 신약개발에 본격적으로 활용되면 미래에는 10명 이하의 소형 제약기업도 비용과 기간을 대폭 줄여 블록버스터 약물 개발이 가능할 전망이다"라고 내다봤다.

    이미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은 인공지능을 이용한 신약 개발에 착수하고 있다. 화이자는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 플랫폼인 IBM의 신약 탐색용 왓슨을 도입해 면역항암제 분야에 적용하고 있다.

    테바의 경우 인공지능을 이용해 호흡기 및 중추 신경계 질환 분석과 만성질환 약물 복용 후 분석 및 신약개발을 진행 중이다. 특히 자사 의약품을 복용한 2억명분의 데이터를 모아 부작용 사례와 추가 적응증 확보, 신약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배 위원은 "국내 제약업계는 보건 의료 빅데이터의 활용과 신약개발에서 인공지능 활용에 대한 기대가 증가하고 있으며 바이오마커 발굴로 약물 효용성이 높은 환자군을 식별하는데 인공지능의 활용을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서도 인공지능 신약개발 벤처기업이 등장하는 가운데 배영우 위원은 수요자 중심의 인력 양성과 국내 제약산업 실정에 맞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배 위원은 "혁신형 신약개발을 위한 생태계 조기 조성 및 국내 제약업계의 신약탐색 분야에서의 인적, 시간적, 재정적 장벽을 짧은 시간에 극복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국내 제약사들이 공용으로 인공지능을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건의료 빅데이터의 산업계 개방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며 협회차원에서 인공지능 신약개발 지원센터 설립을 추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