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금융 경력직 구인 활발…급여·처우 유리한 조건 제시학벌·전공·연령 제한 폐지, 실무 경험 초점맞춰 채용문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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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의 디지털 금융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수시 면접은 물론 공개 채용까지 진행하는 등 인재 모시기에 힘쓰는 분위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리은행은 디지털 금융 경력직 채용을 진행 중이다. 

디지털 비즈니스 플래너‧AI‧빅데이터‧블록체인 등 금융권 화두로 떠오른 신사업 관련 분야 인재를 10여명 가량 외부 충원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이번 경력직 채용은 실무 경험이 탄탄한 인재 영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IT기술에 금융을 접목해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도록 전문 기술을 갖춘 인물을 구하고 있다.

빅데이터나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에 있어 프로젝트 수행 경험이 있는 인력 위주로 모집하고, IT신사업을 직접 추진하거나 컨설팅한 경력도 높게 산다.

IT 인재 영입을 위한 취업 문턱도 대폭 낮췄다. 고스펙을 추구하는 대신 학력이나 전공, 연령 및 국적 제한도 두지 않고 해당 분야에서 1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급여와 처우 부분에서도 우호적인 조건을 제시하다보니 업계 종사자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채용 지원 마감일을 하루 앞둔 우리은행에는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대기업에서 핀테크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이들도 이번 경력직 모집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핀테크 관련 전문가를 찾다보니 인재 풀이 넓은 상황은 아니지만 문의 전화가 끊이질 않고 있다"며 "오는 11일 접수 마감을 하루 앞두고 막판 지원자가 모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우리은행 뿐만 아니라 타 은행들도 IT 전문가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과 함께 핀테크 서비스와 사업 비중이 점점 커지다보니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농협은행은 상반기 경력직원으로 20명의 경력직원을 채용한 뒤 디지털 혁신 업무를 추진토록 했다. 씨티은행도 IT분야 경력자를 소폭 충원했고 하반기 모집도 검토 중이다.

디지털 금융을 전면에 내세운 신한은행도 수시 채용을 통해 인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빅데이터나 AI, 블록체인 등 IT 기술 보유자 뿐만 아니라 SNS 마케팅이나 디자인 부문에 있어서도 IT기반 젊은 감성을 보유한 전문가 모시기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다만, 은행들의 적극적인 어필에도 불구하고 경력직 지원을 고민하는 IT업계 종사자들도 많다.

자유롭고 수평적 분위기를 강조하는 IT회사들과 달리 수직적이고 상명하복 기업문화가 강한 은행에서 버티기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에서다.

승진 기회가 제한적이고 기존 은행원들과 보이지 않는 차별도 존재하다보니 은행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경력직으로 채용된 A은행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여전히 영업점 경험과 실적이 중요하게 평가되는 만큼 경력직들이 차별 대우를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금융업 이해도 역시 은행원들보다 낮아 적응이 어려워 퇴직하는 이들도 많은 만큼 신중히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