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롯데 임찰 참여 유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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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 코엑스점에 부여된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가 올해 만료되는 가운데, 입찰을 앞두고 각 면세점들의 생각도 복잡해지고 있다. 서울 시내 면세점이 가지고 있는 이점도 크지만, 최근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관광객 감소, 특허수수료 인상 등으로 부담도 크기 때문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의 특허 기간은 12월 31일까지다. 지난 2013년 관세법 개정으로 특허가 5년마다 만료되면 관세청은 입찰을 통해 신규 사업자를 선정한다.
통상적으로 7개월 전에 입찰공고를 내지만 코엑스점의 경우 현재 일정이 잡히지 않은 상태다. 관세청이 면세점 제도개선 방향이 잡힌 다음 특허공고를 내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다만 입찰에 참여하는 기업들에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적어도 9월에는 입찰 공고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입찰 참여가 가장 유력한 기업으론 현재 코엑스점을 운영하는 롯데가 거론된다. 롯데의 경우 신동빈 회장이 직접 2020년까지 세계 1위 면세점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고, 국내 1위 사업자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롯데가 특허권을 획득하게 되면 면세점 위치를 강북으로 옮겨 시장 다변화 전략도 펼칠수 있다.
코엑스점 인근에는 롯데월드타워면세점이 위치해 시장이 중복된다는 지적이 있다. 롯데월드타워점은 최근 확장공사까지 맞춰 1만7334㎡(5252평)으로 커졌다. 루이뷔통, 샤넬, 에르메스 등 3대 명품 브랜드를 비롯해 420여개 브랜드가 있어 롯데가 강남 상권은 월드타워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이르면 올해 연말 인근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도 면세점을 오픈 예정이다. 양사의 면세점 규모는 각 1만4005㎡, 1만3500㎡으로 코엑스점(4723㎡) 보다 두배 이상 크다.
이러한 이유로 롯데피트인 동대문점과 롯데몰 김포공항점이 유력한 면세점 후보지로 꼽힌다. 특히 롯데몰 김포공항점에 면세점이 입점해 자리매김할 경우 롯데는 강북, 강남, 강서 등 서울 주요 시장을 모두 섭렵할 수 있다. -
두 번째로 참여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신라다. 신라의 경우 지난 3차 면세점 입찰에 현대산업개발과 합작사인 HDC신라로 참여했다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함께 입찰에 참여했던 롯데, 신세계, 현대가 면세점 특허를 획득했고 SK네트웍스가 면세점 사업 철수 입장을 밝혔다는 점을 생각하면 가능성이 있다.
신세계와 현대는 참여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의 경우 면세점을 추가 오픈할 자본력은 갖추고 있지만, 중국 당국의 사드보복에 관광객이 줄었다는 이유로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조차 오픈 연기를 요청한 상황이다. 현대 역시 같은 이유로 무역센터점 면세점 오픈 연기를 신청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새로운 면세점 특허 입찰에 양사가 참여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화갤러리아의 입찰 가능성도 낮게 점쳐진다. 한화갤러리아는 중국의 금한령 이후 공항 임대료에 부담을 느끼고 제주공항 면세점 사업을 조기 철수하기로 결정하는 등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 한 관계자는 "면세점 입찰은 늘 그렇듯 누가 신청했는지 마지막에 가서야 알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 금한령 및 특허수수료 인상 등으로 이번 입찰에 참여하는 기업은 많지 않을 것 같다"며 "객관적으로 볼 때는 롯데가 가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며 "입찰공고 이후 사업성을 검토해 방향성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