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징은 제품을 신속하면서도 맛있게 구현할 수 있는 최종 관문"CJ제일제당 패키징 센터, 연 10억원 R&D 비용 투자첨단 소재 '서셉터' 적용한 신제품도 조만간 선보일 계획
  • ▲ 차규환 CJ제일제당 패키징센터장. ⓒCJ제일제당
    ▲ 차규환 CJ제일제당 패키징센터장. ⓒCJ제일제당



    "화덕에서 갓 구운 듯한 피자를 집에서 전자레인지로 데운 냉동피자로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맛있고 좋을까요? 이걸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첨단 포장 기술입니다. CJ제일제당은 가정간편식(HMR)의 미래 패키지 기술을 연구해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차규환 CJ제일제당 패키징센터장은 31일 CJ제일제당 본사에서 열린 R&D 토크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패키징(packaging, 포장) 기술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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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제일제당은 올해 3조원대 규모로 예상되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중 첨단 기술을 접목한 포장 기술은 공장에서 만든 가정간편식의 맛과 품질을 가정까지 책임지고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차규환 센터장은 "간편식 소비 트렌드가 확대되면서 다양한 업체들이 HMR 제품을 많이 출시하고 있다"며 "패키징은 제품을 신속하면서도 맛있게 구현할 수 있는 최종 관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무리 음식을 맛있게 만들어도 제품 유통 과정 중 산소와 접촉해 맛과 품질이 변질되거나 수분을 유지하지 못하거나 조리시 문제가 생긴다면 HMR의 기능에 충실하지 못한 것"이라며 "CJ제일제당은 1990년 국내 최초로 포장 R&D 조직을 설립해 포장 기술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패키지센터는 26명의 전문 인력이 제품 패키지의 디자인과 기술, 가격 등 모든 부분을 연구하며 각 제품에 최적화된 포장을 만들어오고 있다.

    즉석밥의 대명사인 '햇반'의 둥근 용기와 쉽게 뚜껑이 벗겨지는 '이지필' 기술, 생수 '스파클'의 다이아몬드형 용기, 내용물이 새지 않는 깔끔캡을 적용한 '백설 식용유' 등의 아이디어도 모두 CJ제일제당 패키징센터에서 탄생했다.

    최 센터장은 "햇반과 스파클, 식용유 같은 제품들은 제품의 포장 기술을 차별화 해 매출도 늘리고 업계 1위 제품으로 도약하는 등의 성과를 이뤘다"며 "최근에는 첨단 소재인 '서셉터(susceptor)'를 활용해 포장지로 만드는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막바지 연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셉터'는 미국과 일본, 유럽 등의 국가에서 냉동피자와 냉동브리또, 냉동만두 등의 제품 패키지에 적용되는 신소재로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리면 최대 200도 까지 온도가 오르도록 해준다. 때문에 '서셉터'로 패키지를 바꿔 전자레인지에 조리하면 바삭바삭한 식감과 그을린 듯한 브라우닝(browning) 효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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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이날 일반 포장지와 '서셉터' 포장지를 반씩 나눠 만든 포장지로 냉동피자를 전자레인지로 직접 조리해 선보였다. 일반 포장지가 바닥에 깔린 부분의 피자 바닥은 색상의 변화가 없지만 '서셉터'를 깐 부분의 피자 바닥은 직접 조리한 듯 바삭바삭하고 노릇하게 그을린 상태로 조리됐다.

김용환 CJ제일제당 패키징센터 부장은 "서셉터를 깔고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바닥의 온도가 최고 200도까지 오른다"며 "화덕피자 내부 온도인 300도에는 못미치지만 이 또한 기술력으로 가능해질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외에는 서셉터 기술이 이미 상용화 돼 있지만 이를 수입해서 제품에 적용하면 소비자가격이 제품당 400~500원 가량 비싸질 수 있어 CJ제일제당은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HMR 포장재가 대부분 1회용이가 쓰레기를 많이 양산한다는 점에 공감하고 친환경 소재 연구·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차 센터장은 "패키징센터의 1년 연구비는 약 10억원인데 이 중 3억원은 친환경 소재 개발에 쓴다"며 "오는 2020년까지 더 얇고 가벼운 포장재를 개발해 현재 사용하는 포장재 사용량의 20%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CJ제일제당은 바이오 사업에 대한 꿈이 있기 때문에 이와 협력해 경제적이면서도 친환경적인 소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쓰레기에 대한 부담을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식품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화학 소재에 대한 소비자들의 두려움도 커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차 센터장은 "CJ제일제당이 사용하는 모든 소재들은 인체에 무해함을 미국 식품의약청(FDA)을 통해 인증 받았다"며 "고온에 조리하고 충격을 받더라도 문제가 없는 소재들을 쓰고 있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브랜드를 통한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포장 기술을 업그레이드한 한식 제품을 선보이는 등 앞으로도 HMR 포장 기술 진화에 앞정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