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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 환자 치료에 사용되면서 익히 알려진 '에크모'(ECMO)가 폐이식 수술 시간 단축과 환자 회복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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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연세세브란스병원 폐이식클리닉 이진구 교수(흉부외과)는 에크모를 사용해 폐 이식을 받은 환자가 기존 체외순환기(CPB)를 사용한 환자보다 수술 성공률이 더 높다는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 몸의 폐와 심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경우 혈액 내 산소와 이산화탄소 교환작용이 원활치 않아 생명에 큰 위험이 된다. 치료를 위한 심장 및 폐 수술 시 두 장기의 기능을 대체하거나, 두 장기가 기능을 거의 상실해 생명유지 장치로서 쓰이는 것이 에크모와 체외순환기다.
에크모(ECMO)는 지난 2015년 전국적인 메르스 대유행 시 심한 폐손상을 입은 많은 환자들의 치료와 회복을 위해 쓰여 익숙한 장비다.
이진구 교수는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세브란스병원에서 체외순환기(41명)와 에크모(41명)를 각각 이용해 폐이식 수술을 받았던 환자들의 치료성적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수술 1개월 후 생존율에서 체외순환기 이용 환자들은 75.6%를 보였지만, 에크모 이용 환자는 95.1%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90일 시점에서도 에크모 사용 폐이식 환자들이 평균 19.5% 이상 생존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생존율 차이에 대해 이진구 교수는 두 기기의 특성에 따른 ‘치료약물 투여량’과 ‘수술시간’이 이식되는 폐의 정상화와 환자 회복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했다.
환자의 혈액을 몸밖으로 빼어 이산화탄소를 거르고 산소를 첨가해 다시 넣어주는 과정에서 혈액이 외부환경에 최대한 노출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혈액은 공기에 노출되면 굳어지는(응고)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항혈액응고제(해파린)를 사용한다.
체외순환기는 환자혈액을 기기내 ‘수조’에 모으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조 내의 공기와 접촉이 이루어지는 반면 에크모는 폐쇄형 순환구조를 갖고 있어 몸 밖으로 나온 환자혈액이 공기에 거의 노출되지 않는다.
때문에 혈액 활성화 응고시간(ACT)에서 체외순환기는 400초 이상의 혈액응고 지연시간을 유지하기 위해 수술 중 많은 양의 해파린 투여가 필요한 반면, 에크모는 160~200초 이내의 응고 지연시간을 목표로 해 훨씬 적은 해파린이 소요된다. 수술 중 많은 양의 ‘해파린’ 사용은 환자의 출혈 위험성을 높인다.
이진구 교수는 "적은 양의 헤파린을 쓰는 에크모 수술에서는 출혈에 따른 수술 중 지혈치료 등으로 시간이 소모하지 않아, 체외순환기 수술시간 보다 평균 40여분 더 단축시켰다"면서 "짧아진 수술시간 만큼 전신마취와 개흉에 따른 환자의 전신부담을 줄여 수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수술 후에도 해파린 사용에 따른 부작용(뇌혈관출혈, 지혈의 어려움 등)에 따른 합병증 위험성을 낮추고, 체내 염증반응도 줄일 수 있는 여러 장점으로 환자의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폐 이식 대기기간 동안 환자의 건강과 생명유지 장치로서 적극적인 활용이 기대되고 있다.
이 교수는 "폐는 타장기와 달리 뇌사자에게서만 얻을 수 있는 까닭에 많은 환자들이 긴 대기기간 동안 상태가 악화돼 사망하는 현실에서 에크모를 사용하여 이식장기가 나올 때까지 환자의 폐를 대체할 수 있는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폐이식 후에도 이식된 장기가 충분한 기능을 발휘 못하는 경우에도 에크모가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 이식된 폐의 회복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에크모와 체외순환기는 무엇?
에크모와 체외순환기는 우리 몸의 순환기관인 폐와 심장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거나 치료(수술)를 위해 일시적으로 해당 장기의 기능을 정지시킬 경우, 대체하는 인공장기라 할 수 있습니다. 두 장비다 환자의 혈액을 몸밖으로 빼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산소를 첨가하여 몸 속으로 다시 넣어줍니다. 또한 일정한 수준으로 혈관 내 압력(혈압)을 유지시켜주므로써 원활한 혈류 흐름을 보장하는 생명유지 장치이기도 합니다.
체외순환기(CPB, Cardio-Pulmonary Bypass)
일반적으로 개흉한 상태에서 노출된 환자 심장의 ‘우심방’과 ‘상행대동맥’에 연결된 기기의 관을 통해 혈액을 빼고 넣어주는 장치로 오랜 기간 심장 및 폐 이식 수술 시 사용되어졌습니다. 그러나 기기 자체가 크고 환자의 가슴이 열린 상태에서 심장혈액을 순환시키는 것이라 중증 환자의 생명 유지 장치로 일정 기간 사용하기에는 많은 어려움(환자 감염 발생)이 있습니다.
에크모(체외막산소화장치, ExtraCorporeal Membrane Oxygenation)
체외순환기보다 작은 크기로 만들어진 장치로 일반적으로 환자의 다리에 있는 ‘대퇴동맥과 정맥’에 기기의 관을 각각 연결시켜 혈액을 빼어 다시 넣어주는 장치입니다. 체외순환기 보다 이후 개발된 장비로 운영과 이동이 용이하여 중환자실에서도 널리 쓰일 수 있는 장비로 사용이 확대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