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지점 통폐합 및 디지털 강화 '선봉장'단독 후보 가능성…외국계은행 단임사례 無
  • ▲ 박진회 씨티은행장. ⓒ씨티은행
    ▲ 박진회 씨티은행장. ⓒ씨티은행
    박진회 씨티은행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박 행장의 임기 동안 대규모 지점 통폐합과 디지털 부문 강화 선봉장에 서서 획기적인 반란을 일으켰고, 현재로선 뚜렷한 경쟁 후보자도 없기 때문이다. 외국계은행의 경우 단임 행장 사례도 전무하다.

    씨티은행은 오는 2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차기 행장 후보를 결정한다.

박진회 행장은 지난 2014년 전임 하영구 현 은행연합회장의 바통을 이어 받아 3년간 행장직을 맡아왔다. 그의 임기는 내달 26일 만료된다.

박 행장이 포함돼 있는 임추위는 김경호 홍익대 교수, 한상용 중앙대 교수, 안병한 명지대 객원교수, 이미현 연세대 교수 등 사외이사 4명과 비상임이사인 프란시스코 아리스떼 씨티그룹 아태지역 최고경영자 등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씨티은행은 통상 2~3개월 전에 CEO 인선에 돌입해야 하는 시중은행 달리 최소 30일 이전에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씨티은행 내부에서 차기 행장 후보에 출마할 대항마가 없기 때문에 박 행장이 단독 후보로 추대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따라 임추위 위원간 이견이 없다면 박 행장의 연임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임 하영구 현 은행연합회장을 보더라도 2001년 한미은행장을 시작으로 씨티은행장까지 15년간 한 자리에 있었다. 외국계 금융회사의 특성상 정권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점도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따라 이번 임추위는 박 행장의 연임을 염두에 둔 형식적인 절차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씨티은행 안팎에서도 박 행장의 연임이 유력시 되는 분위기다. 

박 행장은 올해 소비자금융 영업점 126곳에서 90곳을 통폐합 하는 '차세대 소비자금융 전략'을 추진했다. 그동안 노조의 극심한 반발에 부딪혀 난항을 겪었지만 노사 갈등을 잘 봉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99.98% 지분을 가진 씨티은행 모그룹 미국씨티그룹에서 대규모 지점 통폐합과 디지털 부문 강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실적 부문도 상승곡선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248억원(26.9%) 늘어난 11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씨티은행은 오는 27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개최하고 최종 승인을 거쳐 차기 행장을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