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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갈만한 좋은 자리 없을까?”
27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임직원들은 지난 26일 채권단이 자율협약을 통한 경영 정상화로 가닥을 잡자, 뒤숭숭한 하루를 보냈다.
지난 2014년 12월 약 5년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했지만, 이제는 자율협약 체제가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물론 워크아웃처럼 법적 구속력이 있거나 경영간섭을 받지는 않지만 임직원들에게 적잖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어서다.
심지어 워크아웃 기간에는 임직원들이 금융권에서 대출 받는것도 제한이 됐었다. 때문에 그 기간 동안에는 집 장만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런 고통을 견뎌냈지만 이제 박삼구 회장의 품에서 벗어나 채권단의 도움 아래 홀로서기를 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하니, 임직원들이 혼란스러울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실사를 거쳐 구체적인 구조조정안이 결정되겠지만, 인력 감축과 임금 삭감 등의 고통분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6월말 기준으로 금호타이어 국내 직원수는 5043명이다. 박삼구 회장을 비롯해 이한섭 사장, 손봉영 부사장 등 42명의 임원이 있다. 이 가운데 박삼구 회장과 이한섭 사장은 경영에서 물러나는 것이 사실상 확실해졌다. 그럼 40명의 임원 중에 몇 명 정도가 회사를 떠나게 될지가 관건이다.
직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고통분담에 예외는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생산직과 사무직 등도 일정 부분 감축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직급별로 상황은 다르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이미 오래전부터 직원들 사이에 있었다.
상대적으로 젊은 신입사원이나 대리급 정도는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금이라도 젋었을 때 직장을 새로 구하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임금 삭감이 20~30%만 이뤄져도 직원들이 체감하는 주머니 사정은 클 수 밖에 없다.
특히, 자율협약을 통해서 회사가 체질을 개선하고 정상화 될 수 있을지에 대한 보장도 없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회사를 옮길지를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다.
차·부장급들의 위기감은 심각하다. 경력을 살려 이직할 수도 있지만, 적절한 자리가 없을 경우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직원은 “이직 같은 경우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기 때문에 떠벌리고 다니지는 않지만,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직원들이 일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자기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나까지 불똥이 튀겠어라는 생각을 갖고 묵묵히 일하는 직원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노조들의 반발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고통분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조가 강력히 저항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향후 채권단과 노조의 갈등은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