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흐름 읽고, 새로운 성장 동력 찾는 일 엄두도 못 내"부품부문 사업책임자, 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 물러나"이사회 의장직 내년 3월까지 수행… 한차원 높은 '도전-혁신' 기대"
  •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미래의 흐름을 읽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자진 사퇴의사를 밝히며 한 말이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권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빈자리를 대신해 사실상 '총수 대행' 역할을 담당해왔다.

    권오현 부회장은 13일 반도체사업을 총괄하는 부품부문 사업책임자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더불어 내년 3월까지 이어지는 이사회 이사 및 의장직을 연임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여기에 겸직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에서도 물러날 예정이다.

    권 부회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고민해 왔던 것으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 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고 믿는다"며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 다행히 최고의 실적을 내고는 있지만 이는 과거에 이뤄진 결단과 투자의 결실일 뿐"이라며 "미래의 흐름을 읽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본인의 사퇴로 삼성전자가 한 단계 높은 도전과 혁신에 나설 것으로 기대했다. 권 부회자은 "저의 사퇴가 이런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한 차원 더 높은 도전과 혁신의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며 "임직원들은 변함없이 자신의 소임을 다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 연구소에 연구원으로 입사한 권 부회장은 이후 삼성전자 시스템 LSI사업부 사장, 반도체사업부 사장을 거쳐 2012년 대표이사 겸 부회장을 맡았다. 지난해부터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을 겸직하고 있으며,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수감 이후 실직적인 총수 역할을 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