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 ID’ 이름으로 11개 증권사 참여내년부터 은행 등 타 업권과도 호환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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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업계가 범금융권 최초로 ‘블록체인(Blockchanin)’ 기반 공동 인증 서비스를 출범시켰다.

    금융투자협회는 31일 오전 세계 금융투자업권 최초 블록체인 공동인증 서비스인 ‘체인(Chain ID)’를 오픈하고 기념식 및 기술세미나를 개최했다.

    블록체인이란 거래 참가자 모두가 정보를 공유하는 분산형 디지털 장부(Distributed ledger)를 의미한다. 한 번의 인증 절차로 다른 금융기관에서 바로 거래가 가능해 기존 인증서 시스템에 비해 편리하다.

    체인ID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현재 증권업계 블록체인 컨소시엄에 가입한 11개 회원사인 대신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증권, KB증권,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이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금융투자업계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사례”라며 “안전하고 편리한 서비스, 비용 절감, 효율적 IT 환경을 바탕으로 세계 각국의 금융 시스템과 연계해 국제 표준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투자산업은 야성과 상상력으로 무장하고 ‘가지 않은 길’을 가야 한다고 늘 말해 왔는데 이를 보여 준 쾌거”라며 “4차산업에 국가적 역량이 집중되는 가운데 금투업계가 나선 것은 무척 고무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출범한 체인ID는 한 번의 인증절차로 11개 증권사를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인증 방법도 비밀번호, 바이오인증 등 사용자가 지정하는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 인증서 갱신기간도 3년으로 늘려 번거로움을 줄였다.

    앞서 금융투자협회 산하 IT위원회는 지난해 4월 블록체인 분과를 구성하고 기술분석 및 활용 분야를 연구했다. 같은해 10월 26개 금융투자사와 5개 기술업체가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발족, 공동인증 서비스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11개 회원사가 시범서비스에 참여했다.

    컨소시엄은 체인ID를 연내 전 증권업계로 확대하고 내년부터는 은행, 보험, 카드 등 국내 타 금융권과도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금융투자상품의 청산결제 업무 자동화 및 단순화를 추진하고 2020년 이후부터는 장외채권, OTC 파생상품 등 더욱 다양한 분야로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황국현 유안타증권 상무(CIO협의회장)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블록체인 컨소시엄으로 관심을 끌었다”며 “아직 태동기인 블록체인은 앞으로 관심을 갖고 다양한 모델을 개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미 세계 산업계에서는 다수의 컨소시엄이 활동을 하고 있다. 이정훈 더루프 이사는 “전 세계적으로 40여개의 블록체인 컨소시엄이 활동 중이며 이 중 금융서비스 업종이 26개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금융서비스 업종에서 블록체인의 활용 가능성을 가장 먼저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 델라웨어주(州)는 최근 주식장부를 포함한 기업의 각종 기록을 생성,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블록체인의 법적 지위를 인정한 첫 사례를 만들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당초 증권업계와 은행업계의 공동 출범이 검토되기도 했으나 업계 간 의견 차이로 별도 출범하게 됐다. 은행연합회는 내년 초 도입을 목표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블록체인 인증시스템의 경우 하나의 보안키로 모든 기관을 뚫을 수 있는 만큼 보안에 취약하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체인 ID의 경우에도 모바일 기기에 개인별 보안키를 저장하게 되는데 보안키를 도난‧분실해 개인정보 및 자산거래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외부의 접근이 불가능한 모바일 단말기 내 물리적으로 분리된 안전한 공간에 개인키를 저장해 유출 가능성을 사전 봉쇄했다”며 “사용자가 다양한 방식으로 인증방식을 추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