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회사 및 사업회사로 분리돼 신규 사업 확대 등 사업·투자 리스크 최소화 가능
"경영 승계 속도 내기 위한 과정일 뿐" 부정적 의견도 대두
  • ▲ BGF리테일 CI. ⓒBGF리테일
    ▲ BGF리테일 CI. ⓒBGF리테일


    BGF리테일의 지주사 전환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주사 전환 이후 BGF리테일이 사업 확장 및 몸집 부풀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28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회사 분할을 결정한 BGF리테일은 내달 1일 투자회사인 BGF와 사업회사인 BGF리테일로 분리된다. 이후 지분 교환을 통해 지주사 전환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존의 BGF리테일은 지주사인 BGF로 사명을 변경한다. BGF는 자회사 지분의 관리 및 투자를 담당하며, BGF네트웍스, BGF핀링크, BGF보험서비스, BGF휴먼넷, BGF포스트, 사우스스프링스 등이 종속된다.

    신설되는 BGF리테일은 BGF로지스, BGF푸드, 씨펙스로지스틱 등을 자회사로 두게 된다.

    BGF리테일이 투자회사인 BGF와 사업회사인 BGF리테일로 분리되면서 향후 신규 사업 확대 등에 따른 사업·투자 리스크를 최소화 할수 있다.

    지난해 2월 BGF리테일이 휘닉스스프링스 골프장을 운영하는 보광이천의 지분 85.2%를 1301억원에 매입한 이후 당시 주가가 17%가량 폭락하기도 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사업과 골프장 인수가 연관성이 없다며 홍석조 회장이 동생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을 도와주기 위해 BGF리테일이 보광그룹의 부실한 계열사를 매입했다는 비난까지 쏟아진 바 있다.

    BGF와 BGF리테일로 분할하게 되면 편의점 사업 부문인 BGF리테일은 지주사(BGF)가 새로운 신규 사업이나 투자를 단행한다 해도 맡은 영역이 달라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주사는 보다 자유롭게 신규 사업 확대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셈이다.

    이러한 이유로 BGF리테일이 분할 이후 다양한 미래 먹거리 찾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편의점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인공지능 분야 등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BGF리테일은 지난 7월 SK텔레콤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편의점 유통 서비스 제공'에 대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협약의 내용을 보면 인공지능 디바이스 '누구(NUGU)'를 이용해 '매장 근무자의 고객 응대 및 점포 운영 질의 및 응답 안내', '점포 위급 사항 시 신고', '편의점 고객 대상 주문·배송 서비스', '인공지능(AI) 기반 신규 사업 모델 발굴' 등이다.

  • ▲ 홍정국 부사장 (BGF리테일 사업회사). ⓒBGF리테일
    ▲ 홍정국 부사장 (BGF리테일 사업회사). ⓒBGF리테일


    이번 인사에서는 홍석조 회장의 장남인 홍정국 전무가 BGF리테일의 부사장(경영지원부문장·전략부문장 겸임)으로 승진하면서 전면에 나섰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1982년생으로 젊은 홍정국 전무가 편의점 사업 부문의 중책을 맡게 되면서 젊은 고객들이 자주 이용하는 편의점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홍 전무는 국내 편의점 업계 최초 해외(이란)진출 이라는 BGF리테일의 성과를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이는 BGF리테일이 훼미리마트에서 CU로 브랜드를 독립한 지 5년 만에 이뤄진 성과로 로열티 수입을 통한 안정적인 형태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좋은 선례로 꼽힌다.

    투자회사인 BGF의 신임대표는 이건준 BGF리테일 부사장(경영지원부문장)이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이건준 부사장은 영업기획팀장, 전략기획실장, 경영지원부문장 등을 역임한 인물로 BGF의 새로운 먹거리 찾기 등에 최적의 인물로 꼽힌다. 투자사인 BGF는 잔뼈가 굵은 인물에 맡겨 사업 확장 등에 나서고 BGF리테일은 젊은 피를 수혈해 본업인 편의점을 강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회사분할이 사업 확장이나 과감한 투자보단 경영 승계에 속도를 내기 위한 승계과정일 뿐으로 평가 절하하고 있다.

    BGF리테일의 최대주주는 홍석조 회장으로 지분 31.80%를 확보하고 있다. 그 뒤를 홍라영 전 리움 총괄부관장(5.33%),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4.97%)이 보유하고 있다. 장남인 홍정국 부사장의 지분율은 0.28%에 불과하다.

    BGF가 BGF리테일의 지주사가 되기 위해서는 자회사의 지분을 20% 이상 확보해야 한다. BGF는 BGF리테일 주주를 대상으로 주식을 맞교환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현물출자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통상적으로 사업회사의 지분을 선호하는 일반 주주들의 영향으로 오너 일가는 희석 효과를 얻게 된다.

    지주사 전환 이후 홍 부사장도 BGF리테일의 0.28%를 BGF 신주로 맞교환해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BGF리테일 측은 조직개편과 정기인사는 미래성장 기반 구축 및 책임 경영 강화 등 효율적 조직체계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과 정기인사는 날로 심화하고 있는 경쟁체제 아래에서 BGF만의 차별화된 역량을 강화하고 기업 가치를 극대화 하는 데 의미를 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