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두 자릿수 이익률 기록 이어 견조한 수익 달성 '눈길'급변하는 시장 선제적 대응 및 생산 효율 향상 한 몫


LG전자가 한 때 레드오션으로 평가받던 생활가전 사업에서 쾌속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상반기 처음으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데 이어 견조한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상반기 생활가전 사업 영업이익률 10%를 기록한데 이어 전통적 비수기인 3분기에도 8.5%의 높은 이익률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생활가전 분야는 사업 규모가 커지면 매출은 늘어나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감소하는 '규모의 불경제'를 겪기 쉬운 사업으로 평가된다.

제품의 해외 수출이 늘어나면 여러 국가들의 주거 환경과 문화를 고려해야 하고 융·복합과 프리미엄이 가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으며 디자인과 기능에 대한 고객 니즈가 다양해져 관리해야 하는 모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LG전자는 견조한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서 '가전 명가'라는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LG전자가 생활가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내고 있는 것은 다른 회사들이 따라오기 어려운 독자적인 '모듈러 디자인'에 기인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현재 LG전자는 2000종이 넘는 세탁기 모델을 생산하고 전 세계 160여 개 국가에 판매하고 있다. 세탁기 1대를 만드는 데 필요한 부품 개수는 300여 개에 이르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한 부품의 종류만 약 60만개에 이르는 어려움이 생긴다. 

연구개발부터 생산, 마케팅, 유통 등의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하면 복잡성은 더욱 커진다.
 
LG전자는 2005년 가전 업계로는 최초로 세탁기 제품에 생활가전에 들어가는 여러 부품을 표준화시키고 몇 가지의 독립된 패키지로 조합해 다양한 모델에 동일한 패키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모듈러 디자인을 적용했다.
 
모듈러 디자인은 ▲생산, 유통, A/S 등의 전 과정에서 효율을 크게 높여 사업의 수익성을 올리고 ▲고객들에게 다양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주요 부품을 모듈화시키면 생산 공정이 단순해지고 생산 단가와 효율을 개선할 수 있다. 또 부품 관리가 쉬워지고 수리도 단순해져 재고 등의 관리와 A/S 대응에도 수월하다. 

제품 생산 단가와 효율의 개선은 결국 고객들이 다양한 제품을 보다 합리적으로 구입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LG전자는 복잡성을 없애고 생산 효율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가전 제품을 구성하는 부품들을 크게 ▲모터 등이 포함된 구동 모듈 ▲조작부와 디스플레이창 등이 포함된 기능 모듈 ▲제품 디자인을 결정하는 외관 모듈 등 3가지로 나눠 표준화했다.
 
예를 들어 LG전자가 생산하는 24인치 드럼세탁기는 하나의 구동 모듈에 외관 모듈 6종을 적용하고 또 여기에 각기 다른 8가지의 기능 모듈을 조합하는 것만으로 각각 다른 외관과 기능을 가진 총 48종의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모듈러 디자인은 급변하는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생산 효율을 높이면서도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케 하는 LG 생활가전의 핵심 전략"이라며 "LG전자는 생활가전 전 분야로 모듈러 디자인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