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원 ·교섭단체 노조 VS 흉부외과 김모 과장-정의당·의료연대 노조, 입장차 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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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부당해고 논란에 휩싸였다.


    해고당한 흉부외과 김모 과장은 의학원장 임상시험 비리를 폭로한 데 대한 보복인사라는 주장을, 의학원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주장을 제기하며 진실공방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정작 의학원 교섭단체인 노동조합 측은 부당해고가 아니라는 의학원 측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 "임상시험 허위 보고 폭로하자 부당해고" VS "허위사실 유포 …폭언·리베이트수수 탓"

     
    의학원과 당사자인 흉부외과 김모 과장의 공방은 최근 흉부외과 김모 과장이 해고된 데서 시작된다.

    김 과장은 양광모 의학원장이 진행 중인 폐암환자 임상시험 내용을 허위보고했다며 2015년 관계당국에 진정을 냈고, 이후 2년간 의학원으로부터 보복성 인사평가를 받아 부당해고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내가 수술한 폐암 환자가 양광모 원장의 임상시험에 참여 후 원인 모를 폐렴으로 사망하고 다른 환자도 폐렴으로 사망했다"면서 "그런데도 의학원은 한 번도 임상시험 중 사망한 환자에 대해 상부기관에 보고하지 않았고,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왜곡된 사실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의 복수 노조인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와 정의당 부산시당은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을 정상화하고 환자에게 거짓 없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의사가 해고당했다"며 김 과장의 입장에 힘을 보탰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의 주장은 김 과장의 입장과 차이가 크다. 김 과장과 의료연대의 폭로가 있은 직후 지난 7일 반박문을 통해 해고 배경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의학원은 "김 과장은 간호사 등 하급자에 대한 폭언 및 욕설로 주의 조치를 받아왔으며 응급실 콜당직에도 연락이 닿질 않는 등 복무불량으로 3개월 징계처분을 받은 바 있다"면서 "이외에도 향응수수가 적발돼 견책 징계를 받았는가 하면 의료법위반으로 벌금형 100만원을 선고받았다"고 전했다.


    임상시험 문제에 대해서는 "의학원 측은 임상시험에 참가를 희망한 15명(폐암 11명, 위암 4명) 중 2명이 사망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면역치료와 연관이 없는 다른 질환(폐렴)으로 사망한 것"이라면서 "환자가 사망하거나 이상반응을 보이면 바로 IRB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 원내 교섭단체 노조 "김 과장 부당해고 아니었다…사실관계 파악 제대로 못한 것"

    원내 교섭단체 노조의 주장도 김 과장의 주장과는 차이가 있다. 여기서의 노조는 지난 2011년부터 의학원 측과 교섭해온 전국보건의료노조 산하 단체로 김 과장과 함께 의학원을 폭로한 노조와는 다른 단체다.


    의학원 교섭단체 노조 관계자는 "김 과장의 주장은 노조가 파악해온 사실과 거리가 있다"면서 "그의 폭언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은 흉부외과 전담간호사들이 잇따라 고통 속에 퇴사했고, 후배 의사 폭언에 대한 신고도 있었다. 오죽하면 2014년부터 노조 소식지를 통해 김 과장을 규탄했을 정도다. 업무 태만 등 문제들이 반영된 인사평가 역시 부당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김 과장을 지원사격하는 의료연대 노조와 지역 정치권의 주장과는 배치된다.


    의학원 내 의료연대 노조는 지난 9월 김 과장이 조직한 단체로, 12명의 의사가 소속돼 있다. 노조와 지역 정치권이 제대로 된 사실관계 파악 없이 김 과장의 일방적인 입장만을 전달받음으로써 이번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고 의학원 측은 보고 있다.


    의학원 관계자는 "김 과장의 주장처럼 임상시험 허위 문제제기로 인해 보복당한 것이 절대 아니다"면서 "의사들이 노조를 만든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점에서도 다른 배경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과장은 "의학원 교섭단체 노조가 제대로 된 보호를 해주지 않아 새로운 단체를 선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지역 의료연대 관계자는 "임상시험과 부당한 인사평가 문제에 대해 필요하면 사실관계 증명도 할 수 있다"면서 "사실을 밝혀갈 것"이라고 전했다.


    의료연대 측과 공조한 정의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김 과장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를 떠나 해고 사태가 난 것이기 때문에 그걸 중심으로 봐야 할 것 같다"며 그 이상의 답변은 꺼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