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소비 채널서 'K-라면' 강세 … 미투 제품도 속속코로나 19 이후 50% 이상 성장하며 K-푸드 견인만두·김치·소주 성장 둔화 … 엔데믹 이후 '일상 경쟁' 편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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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보시티 지하에 위치한 페어프라이스 입구 전경ⓒ조현우 기자
K-브랜드가 ‘글로벌 허브’라 불리는 싱가포르에 안착하고 있다. 공항 컨세션과 면세점, 숍인숍 형태의 그로서리, 프리미엄 베이커리와 외식 매장까지 진출 형태도 다양해졌다. 동남아 관문이자 글로벌 소비가 교차하는 이 도시국가에서 K-기업들은 시험대에 올랐다. 뉴데일리는 싱가포르를 무대로 펼쳐지는 K-브랜드의 전략과 현지화 과정을 현장에서 확인했다. [편집자주]‘미식의 천국’ 싱가포르에서 K-푸드가 라면을 앞세워 자리를 잡고 있다. 김치·냉동만두·소주 등 주요 수출제품들이 부침을 겪는 상황에서 라면이 한국의 매운 맛을 통해 성장을 견인하는 모양새다.지난 2월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싱가포르 시내에 있는 페어프라이스, 콜드스토리지, 씨에스 프레쉬, 세븐일레븐 등 주요 소비채널을 둘러봤다. -
- ▲ 오차도르도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매장. 외부에서 라면을 취식할 수 있도록 꾸며져있다. 한국 라면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조현우 기자
눈에 띄는 것은 라면이었다. 더위 탓에 쇼핑몰에서 식사와 여가를 즐기는 특유의 문화 탓에 가공식품 수요가 적을 것 같았지만, 라면 매대는 대부분 스낵류 매대와 비슷하게 배치됐다.이러한 현상은 취급 품목이 적은 소형 채널일수록 두드러졌다. 프리미엄 채널인 씨에스 프레쉬, 대형마켓인 페어프라이스 대비 소규모인 콜드스토리지와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에서는 한국 라면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특히 ‘K-푸드’ 등 별도 매대가 아닌 로컬 라면과 함께 판매되고 있음에도 가장 수요가 높은 상단에 진열돼있었다.오차드로드의 세븐일레븐 외부 매대에서도 한국 라면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세븐일레븐 일부 매장은 라면 취식대를 마련해 구매한 라면을 외부에서 먹을 수 있도록 했다. -
- ▲ 파라곤몰 지하에 위치한 CS Fresh 매장. 이곳에서 만난 알리야 씨와 친구들이 라면을 고르고 있다.ⓒ조현우 기자
프리미엄 매장에서도 K 라면 수요는 확연했다. 파라곤 몰 지하에 위치한 씨에스 프레쉬. 이곳은 콜드스토리지의 상위 콘셉트의 플래그십 스토어다.이곳에서 만난 20대 여성 알리야 씨와 친구들은 “편의성 때문에 집에서 먹기 편하다”면서 “국물이 없는 라면을 주로 먹는다”고 말했다. 이미 알리야 씨 친구의 손에는 까르보불닭볶음면이 들려있었다.한국의 소주나 과일소주를 먹어본 적 있냐는 질문에는 “먹어본 적은 있다”면서 “와인이나 맥주를 주로 마신다”고 말했다. -
- ▲ CS Fresh 라면 매대에는 한국어를 사용하는 묘조식품의 제품도 진열돼있다. 묘조식품은 불닭볶음면 미투 제품을 선보였던 일본 닛신사의 자회사다.ⓒ조현우 기자
K-라면 수요는 점차 커지고 있다. 실제로 2019년 797만달러였던 우리나라의 싱가포르 라면 수출액은 지난해 1250만달러로 56% 성장했다. 규모가 커지면서 다른 나라 브랜드들도 패키지에 한국어를 넣는 등 K-라면 수요에 편승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실제로 씨에스 프레쉬 라면 매대에는 불닭볶음면 옆에 ‘묘조(MYOJO) 식품’의 볶음면 제품이 놓여있었다. 해당 라면 패키지에는 ‘한국의 매운맛’, ‘매운치킨맛’이라는 글귀가 적혀있었다.묘조식품은 과거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미투 제품을 선보였던 ‘닛신’의 자회사기도 하다. -
- ▲ 한국 김치와 두부 등이 진열된 냉장식품 매대가 있었지만 규모는 크지 않았다.ⓒ조현우 기자
반면 김치와 소주, 냉동만두 등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김치와 두부 등 냉장제품들은 쇼케이스 한면을 차지했지만, 전체 면적에서는 극히 일부였다.이는 실제 소비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8년 74만달러였던 냉동만두의 싱가포르 수출금액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기간인 기간인 2021년 109만달러로 치솟았지만 이후 매년 줄어 매년 줄어 지난해에는 49만달러로 50만달러선이 무너졌다.김치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같은 기간 169만달러에서 400만달러로 두 배 이상 뛰었지만 지난해 254만달러로 꺾였다.소주도 마찬가지였다. 와인과 위스키, 맥주 등 주종별로 세분화된 메인 매대에서 찾아볼 수 없었으며, 뒤쪽의 기타 주류들을 모아둔 곳에 구색 맞추기 식으로 배치돼있었다. 이마저도 과일소주 일부 뿐이었다. 메인 매대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별도 소형 매대에 진열된 사케와 차이를 보였다. -
- ▲ 페어프라이스 주류 코너에 배치된 한국 소주들. 전체 주류 판매 존 규모와 비교하면 극히 일부라고 봐도 될 정도였다.ⓒ조현우 기자
이는 코로나19 이후 K-푸드가 일상 소비 경쟁 단계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팬데믹 당시 K-콘텐츠로 인해 한국 음식을 체험·소비하는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일상화돼 다른 음식들과 가격을 비교해며 구매하기 시작한 것이다.또 만두와 김치 등 가공식품의 경우, 강력한 이동 제한이 있었던 코로나 19 기간 집밥 수요가 늘며 성장했지만, 이후 엔데믹으로 인해 다시 싱가포르 특유의 몰과 호커 문화로 인해 외식 수요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업계 관계자는 “현재 싱가포르에서 주요 가공식품들은 조정단계”라면서 “관심이 줄어들었다기보다는 특정 기간 폭증했던 수요가 일상화되면서 안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