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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가 이번 주말부터 내달 초까지 사옥 이전을 위해 이사전쟁을 치른다.
이전을 하더라도 월세살이는 계속되지만, 그동안 일부 흩어져 있던 사업 부문들이 새 사옥으로 집결하면서 경영 효율화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오는 11~12일 주말을 시작으로 3주에 걸쳐 내달 초까지 현재 서울 중구 충무로에 위치한 포스트타워에서 을지로2가의 파인애비뉴 A동으로 사옥 이전을 추진한다.
LG카드와 합병으로 포스트타워에 입주한 이래 10년만에 이사에 나서는 만큼 많아진 살림살이를 주말을 이용해 순차적으로 옮기기 위해서다.
이번 사옥 이전으로 신한카드는 무엇보다 기존보다 넓어진 공간을 활용해 업무 효율화를 꾀할 것으로 기대된다.
A·B동으로 나뉘어져 있는 쌍둥이빌딩인 파인애비뉴에서 신한카드는 2~25층까지 있는 A동의 14~25층, 12개층인 절반 정도를 사용할 예정이다.
파인애비뉴빌딩이 기준층 기준으로 전용면적 1410㎡인 것을 감안하면 신한카드는 총 3만㎡가 넘는 공간을 활용하게 되는 셈이다.
이로써 기존의 포스트타워보다는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해 그동안 흩어져 있던 일부 부서들이 새 사옥으로 같이 들어올 수 있게 됐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죽전에 위치한 전산센터 말고 현재 포스트타워에 입주해있지 않은 일부 부서들이 새 사옥 이전시 같이 옮긴다"고 밝혔다.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가 기존의 업무공간 부족 문제와 조직 쇄신 차원에서 이전을 추진했던터라 업무 효율화를 위해 흩어진 조직을 모두 불러들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직원들을 위한 공간적 배려도 잊지 않았다.
열린 상담실과 창의적인 사무공간을 만들어 직원들의 자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도 확보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일부 층에) 사무 환경을 창의적으로 새롭게 하기 위해 인테리어를 구성했다"며 "기존의 포스트타워 사옥에도 접견실 등이 있었는데, 새 사옥에도 이에 준하는 공간을 만들어 미팅룸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신한카드는 새 사옥 이전으로 조직 내 분위기 전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한 점도 남아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서울 중구 다동에 위치한 삼성화재 사옥 매각전에 뛰어들면서 '내 집 장만'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사옥 매입에 나서기보다는 공실이 많은 파인애비뉴로 이전해 월세살이를 이어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삼성화재 사옥 매각전에 신한카드가 참여했지만 결국 부영이 가져갔다"며 "이번에 이전을 하기로 새 임대계약을 한데다 카드업계의 수익성 악화 등으로 다른 사옥을 매입하기는 힘들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2011년 완공된 파인애비뉴는 지금까지 공실이 남아있는 프라임급 빌딩으로 인접해 있는 비슷한 수준의 빌딩보다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실제로 복수의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현재 파인애비뉴의 한 층 기준 월 임대료는 8700만원 수준으로, 현재는 임대료 할인 등으로 더 저렴하게 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파인애비뉴 빌딩은 근처의 동급 프라임급 빌딩보다 저렴한 편"이라며 "임차인의 신용도나 임차 기간 등에 따라 다르지만 현재 렌트 프리 등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기준 임대료보다 더 저렴하게 계약할 수도 있다. 신한카드도 혜택 등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렌트 프리는 임대 계약시 일정 기간 동안 임대료를 내지 않도록 해주는 일종의 사무용 빌딩의 미분양 해소 방안 중 하나를 말한다. 예를 들어 1년을 계약하면 3~4개월씩 임대료를 내지 않고 나머지 기간만 내도록 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