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대출 연장은 특혜"…연장 관행 정상화로 정책 무게 이동주거용 임대업 대출 14조~17조, 만기 물량 대거 재심사 대상RTI 재적용 땐 연체·NPL 변동 가능성…은행 리스크 관리 재정렬매물 출회 기대와 임대료 전가 우려 '엇갈린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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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금융 관행에 메스를 들이대는 금융당국의 칼끝이 14조원 규모의 임대사업자 대출로 향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출 만기 연장을 '금융 특혜'로 지목한 이후, 은행권에선 연장 때마다 임대소득 대비 이자상환비율(RTI)을 다시 따지는 방안이 유력해졌다. 신규 차단을 넘어 기존 대출 관리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면서 은행권 임대업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은행권과 상호금융권 기업여신 담당 임원들을 소집해 임대사업자 대출의 만기 연장 절차와 상환 구조를 점검했다. 임대사업자 대출은 최초 취급 시에는 RTI와 담보가치 등을 종합 심사하지만, 이후 1년 단위 연장 과정에서는 실질적인 상환능력 점검이 느슨하다는 지적이 반복돼 왔다.정책 기조 변화의 배경에는 대통령의 직접적인 문제 제기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SNS를 통해 "대출 기간이 끝난 뒤 이뤄지는 연장이나 대환은 본질적으로 신규 대출과 다르지 않다"며 "다주택자에게만 반복적인 금융 혜택을 주는 것이 공정한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기존 다주택자 대출도 단계적 감축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언급까지 나오면서,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연장 관행 정상화'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현재 은행권 부동산 임대업 대출 잔액은 약 157조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상가·오피스 등을 제외한 주거용 임대사업자 대출은 13조 9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집계 기준에 따라 5대 은행 기준 주거용 임대업 대출은 16조~17조원 수준으로도 분석된다. 여기에 상호금융·저축은행까지 포함하면 연내 만기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할 물량은 15조~2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TI는 임대사업자의 연간 임대소득을 연간 이자비용으로 나눈 지표로, 규제지역은 1.5배, 비규제지역은 1.25배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금리 상승과 공실 확대, 임대료 규제 등으로 일부 차주는 기준 미달 가능성이 거론된다. 금융권에서는 만기 도래 대출의 50~70%가 재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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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RTI 재적용이 곧바로 대규모 은행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임대사업자 대출은 담보 비중이 높아 연장 불가 시에도 상환이나 매각을 통한 대응 여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RTI 기준 미달 차주 가운데 실제 부실로 전이되는 비율을 20~30%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은행권 전체 충당금 부담은 수백억원에서 많아도 수천억원 초반 수준으로 추산된다.그럼에도 특정 은행이나 지역, 차주군에 익스포저가 집중된 경우 연체율이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이 일시적으로 튈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상호금융권은 사업자 대출 비중이 높아 규제 강도가 업권 간 풍선효과로 이어질지 여부도 변수로 꼽힌다.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일부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유도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한편, 상환 압박이 임대료 인상이나 세입자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전 금융권 데이터를 토대로 단계적 적용과 충격 완화 방안을 함께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금융권 관계자는 "만기 연장이 사실상 재대출 심사로 전환되면 은행들은 담보 중심 관리에서 벗어나 현금흐름과 사업 지속 가능성을 함께 보는 방향으로 리스크 관리 기준을 재정렬할 수밖에 없다"며 "정책 방향보다 세부 설계가 은행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