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광주, 전북은행 9개월 만에 전년 실적 뛰어넘어지방銀 맹주 부산 바짝 뒤쫓은 대구…불꽃 싸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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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본거지를 둔 지방은행들이 위치적 한계를 넘어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대구은행과 함께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광주, 전북은행이 올해 9개월 만에 전년 실적을 뛰어넘는 기량을 펼쳤다.
5대 지방은행의 성적표를 살펴보면 2017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936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총 순이익 9536억원에 근접한 수치다. 시중은행 만큼 전년 실적을 훌쩍 넘진 못했지만 9개월 만에 선방한 모습이다.
지방은행 맹주자리는 여전히 부산은행 몫이다. 그 뒤를 대구은행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부산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837억원, 대구은행은 2655억원으로 두 은행의 격차는 182억원에 불과하다.
부산은행은 수 개월 간 CEO 공백 리스크로 어지러운 시기를 보낸 영향 때문인지 다른 지방은행 보다 수익 상승선이 소폭에 그쳤다.
반면 대구은행의 모회사인 DGB금융지주가 하이투자증권과 자회사 하이자산운용, 현대선물 인수를 확정해 증권과 은행이 결합한 복합점포로 영업력 극대화를 예고한 만큼 지방은행 왕좌 싸움에 불꽃이 튀길 것으로 보인다.
부산, 대구은행 뒤를 이어 경남은행 2013억원, 광주은행 1285억원, 전북은행 576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은 상대적으로 절대값은 작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로 보면 성장세가 뚜렷하다. 두 은행의 순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2.4%, 15.1% 대폭 올랐다.
전북은행의 경우 지난해 인수한 자회사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의 순이익 91억원이 포함돼 웃음꽃을 피웠다.
다만 대우조선해양 손상차손으로 46억원과 대출채권 매각손 33억원이 반영돼 상반기 만큼의 호실적을 이뤄내진 못했다. 광주은행도 금호타이어 충당금으로 25억원이 발생했다.
지방은행들의 실적 상승세는 순이자마진의 꾸준한 개선과 이자부자산 성장에 따른 이자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수익성 관리와 견실한 대출성장, 비용절감 등도 한몫했다.
부산, 경남은행의 순이자마진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05%포인트, 0.06%포인트 증가한 2.33%, 2.2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광주은행도 2.28%로 0.10% 소폭 올랐다. 전북은행은 올해 1분기 2.14%, 2분기 2.26%, 3분기 2.27%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전년과 비교할 시 다소 주춤한 상태다.
순이자마진 개선세가 유지되면서 이자이익도 크게 늘었다.
부산, 경남은행의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각각 9119억원, 62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구은행의 이자이익은 8132억원으로 7.8% 늘었다.
광주, 전북은행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4.6%, 8.5% 증가한 3857억 ,2854억원을 나타냈다.
이처럼 지방은행 모두 양호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지만 저금리 시대에 점점 조여오는 지역 기반 영업의 한계로 새 수익원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향후 지방은행 모회사인 BNK금융, DGB금융, JB금융이 올해 비은행 강화를 생존 전략으로 삼고, 인수·합병과 조직 개편 등 어떤 돌파구를 펼치는지에 따라 내년 성적표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표지만 열악한 영업환경에서도 꾸준히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지방금융지주들은 지방은행의 순이익 의존도가 90%에 달하는 만큼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 시중은행에 뒤지지 않는 힘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