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고용' 둘러싼 파리바게뜨 본사-화섬노조, 소통과 대화 외치지만 뚜렷한 시각·의견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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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데일리DB
파리바게뜨 본사와 제빵기사 간 의견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직접고용'이라는 똑같은 사안을 두고 직접 이해관계자인 본사와 제빵기사들은 동상이몽(同床異夢)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9월 21일 파리바게뜨 본사가 제빵기사를 불법파견 형태로 고용했다고 결론을 내리고 같은 달 28일 제빵기사 등 5378명을 이달 9일까지 직접고용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때부터 불거진 직접고용 논란은 두달째 지속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소통이나 대화의 소식은 단 한 차례도 들려오지 않고 있다.
파리바게뜨 측은 본사 인원보다 많은 제빵기사를 한 번에 본사 소속으로 직접 고용하는 것은 현실적, 물리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본사와 가맹점주, 협력업체(도급업체) 간 3자 합작사를 만들어 직접고용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전국 제빵기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600여명이 가입해 있는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이하 화섬노조) 측은 직접고용 이행 의무 당사자는 파리바게뜨 본사인데 왜 직접적 관계가 없는 가맹점주와 협력업체를 끌어들여 3자 합작사를 만들고 이를 통해 제빵기사를 직접고용하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화섬노조 관계자는 "파리바게뜨 본사가 3자 합작사 아이디어를 낸 것 부터 꼼수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며 "고용부는 본사 측에 시정 명령을 내린 것인데 그 명령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본질을 흐리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파견 논란이 불거진 9월부터 현재까지 파리바게뜨 본사 쪽으로부터 공식적인 사과나 답변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며 "파리바게뜨 본사가 우리와의 대화를 거부하는데 무슨 합의를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화섬노조는 파리바게뜨 본사 측에 수차례 공문을 보내 직접고용과 관련한 대화를 나눌 것을 촉구했지만 모두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파리바게뜨 측은 "현재 3자 합작사를 통한 직접고용과 관련해 전국 제빵기사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며 "직접 이해당사자인 제빵기사와 본사 간 대화는 설명회를 통해 진행되고 있는데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는 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라면 누구나 설명회에 참석해 질문을 할 수 있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며 "제빵기사와의 대화를 거부한적이 없다"고 말했다.
양측은 '소통'과 '대화'에 대한 기준이 달랐고 '직접고용'에 대한 의견차도 계속해서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파리바게뜨 본사가 직접고용 형태와 관련해 전국 제빵기사 5378명의 전체 동의를 구하지 못한다면 논란의 불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화섬노조에는 현재 600여명의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이 가입해 있고 노조에 따르면 현재 계속해서 가입자가 늘고 있다. 파리바게뜨 본사에게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것은 시한 연장이 아닌 궁극적으로는 제빵기사들의 100% 동의이다.
기존 협력업체에 그대로 남아있거나 가맹점주에 직접고용되거나 본사가 주도해 만든 3자 합작사에 직접고용되는 등 어떤 형태라 하더라도 제빵기사들의 동의만 얻으면 파리바게뜨 본사는 고용부의 시정명령을 이행하는 것이 된다.
고용부가 정해준 시정 명령 이행 시한은 오는 29일까지로 20여일 남짓 남아있다. 본사의 설명회도 좋지만 꼬인 실타래를 풀 허심탄회한 소통의 시간이 어쩌면 가장 먼저 필요한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