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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증권사가 당초 예상대로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증시 활황에 ELS 수익증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눈에 띄는 실적을 올리며 4분기 기대감도 높이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미래에셋대우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 666억원 대비 101.4% 급증한 1343억원을 기록했다.
브로커리지는 물론 IB와 트레이딩 등 전 부문의 이익이 고르게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131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74.8% 증가했다.
누적 당기순이익이 4023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동기대비 127.2% 증가한 수치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기업공개, 회사채 인수, 공모증자, 구조화 금융,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등에서 꾸준한 실적을 기록하며 IB부문 강자로 입지를 확고히 했다"고 자체 평가했다.
NH투자증권도 3분기 당기순이익 86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27.9% 증가했고, KB증권은 4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 증가했다.
이밖에 대신증권, KTB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도 나란히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는 성적표를 공개했다.
최근 사명을 변경한 DB금융투자의 경우 지난해 3분기 104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3분기에는 208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처럼 증권사들의 3분기 호실적은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유로스톡스50 등 ELS의 기초자산인 지수가 동반 상승하면서 조기상환 규모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LS의 만기는 통상 3년이지만 6개월마다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에 수익금을 얹어 상환되고 이 평가이익은 증권사의 수익으로 인식된다.
특히 대다수 투자자들은 조기상환된 ELS 원금과 수익을 또 다른 ELS 상품에 재투자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실제 최근 ELS 시장은 개인 투자자들이 재투자에 나서면서 증권사들 역시 ELS 신규 발행액이 늘고 있다.
증권사들이 나란히 공을 들이고 있는 IB 부문의 성과도 지속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기업공개(IPO), 부동산 관련 거래 등에서 실적이 나타나고 있다.
3분기 중 셀트리온헬스케어의 IPO에 대한 결실을 맺은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IB부문에서만 770억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NH투자증권도 IB 리그테이블과 부동산 개발 PF(프로젝트파이낸싱)에서 지속적인 딜 확보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농협과의 본격적인 시너지가 앞으로도 기대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는 4분기에도 증권사들의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4분기에도 증시 활황이 예상되고 자기자본을 활용한 기업금융 및 부동산 금융 부분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4분기 시장금리 상승(채권가격 하락)에 대한 리스크는 안고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4분기에는 금리 상승으로 자기매매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채권 평가 및 처분 손실이 발생해 자기매매 실적이 하락했다"며 "9월 이후 시장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4분기에는 채권 평가손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각 증권사들은 채권 운용 손실에 대한 전례를 토대로 전략을 수정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