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직접 나서 주도할 경우 공익성 파악 용이해 결정도 빨라져""미르재단, 해외 문화교류 진행 등 공익단체로 인식했다"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물산의 미르재단 15억원 출연과 관련 팀장선의 전결 권한으로 이뤄졌으며 정부 주도로 다른 대기업까지 참여한 만큼 좋의 취지라는 판단하에 지원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강모 삼성물산 상무는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7차 공판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공판에서는 삼성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과 관련해 특검 측이 증인으로 신청한 강모 삼성물산 상무와 홍모 삼성생명 전무가 출석했다.

먼저 강모 상무의 증인 신문이 이뤄졌으며 홍모 전무는 삼성 임원인 점을 감안해 특검 요청으로 법정 밖에서 대기한 이후 순서에 따라 신문이 진행됐다.

강모 상무는 증인신문에서 삼성물산의 미르재단 출연이 정부 주도로 이뤄진 점을 들어 자신의 전결 권한으로 지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순실씨가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미르재단은 지난 2015년 10월 설립됐다. 삼성전자⋅삼성화재⋅삼성생명⋅삼성물산 등 삼성그룹이 125억원을 비롯해 다른 대기업에서 낸 출연금은 총 486억원에 달한다. 당시 삼성물산은 미르재단에 15억원을 출연금으로 냈다. 

강모 상무는 "올해 CSR위원회 규정이 변경되기 이전인 지난 2015년과 2016년에는 기부금 관련해 150억원 이상은 위원회 결정이 필요했지만 그 미만은 팀장 전결 사항"이라며 "전결 권한이 있었기 때문에 출연 결정도 있었고 보고할 사항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재단을 설립하는 의미도 확인하지 않았냐는 특검의 질문에는 "확인도 안해봤고 정부라고 들어서 그렇게 생각했고 다른 대기업들도 참여한다 해서 믿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강 상무는 변호인단 신문에서도 같은 취지의 증언을 이어갔다.

정부가 주도할 경우 공익성 파악이 용이하기 때문에 결정이 빠르냐는 변호인단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특히 미르재단은 정부가 주도해 해외 문화교류 등을 진행하는 공익단체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 7월 최순실씨는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의 한국 방문 소식을 듣고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게 문화재단 설립을 독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상무는 "중국과 교류가 활발해지면 국내산업이 많은 물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며 미전실로부터 요청 받은 후 지급까지는 물론 국정농단사태까지 최순실과 재단 관계도 몰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