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시스템 개선책 마련… '셀프 연임' 등 문제 있다고 판단
  • ▲ 최종구 금융위원장. ⓒ연합뉴스
    ▲ 최종구 금융위원장.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주요 금융회사들의 이사회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구성, 후보추천 과정 등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에 나선다. 사실상 경영권 승계 시스템을 제대로 들여다 보겠다는 것이어서 후폭풍이 예상된다.

    10일 금융위원회 관계자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주요 금융지주 회장이나 은행장 등의 연임이나 신규 선임 등 경영권 승계의 실태와 문제점을 파악해 개선책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흥식 금감원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금융지주사들의 경영권 승계 프로그램이 허술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최 원장은 하나금융지주 사장 출신이다.

    오너가 없는 금융지주사나 은행의 최고경영자(CEO)는 통상 3년 임기제다. 임기 만료를 앞두고 차기 회장·행장을 뽑는데, 이럴 경우 현역 프리미엄이 작용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인식이다.

    자신과 가까운 인사를 사외이사 또는 임원후보추천위원 등으로 앉히는 것은 물론, 임원 가운데 잠재적 경쟁자를 제거해 연임하는 등 이른바 '셀프 연임'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9일 "CEO 스스로 (자신과) 가까운 분들로 CEO 선임권을 가진 이사회를 구성해 본인의 연임을 유리하게 짠다는 논란이 있다"며 "유력한 승계 경쟁 후보가 없는 것도 논란"이라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이 지목한 CEO를 두고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금융당국은 사람을 지칭하는 의도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CEO 선임·연임 과정이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령에 규정된 제도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되는지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금융위 개혁방안을 마련 중인 금융혁신위원회는 지난 10월 중간발표에서 금융회사의 경우 CEO 추천 선임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인사의 투명성·공정성·책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쇄신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혁신위는 이번 달 내 최종권고안을 통해 금융위원장에게 금융권 지배구조와 금융권 CEO 후보추천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에서 투명성·공정성 제고 방안 구체화해 제시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