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부재-통상압박' 등 어려운 환경 불구 경제성장 견인"반도체 끌고, 스마트폰 밀고… '전장부품-의료기기' 신성장동력 자리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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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 ⓒ뉴데일리


    재계 1위 삼성전자의 2017년은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에서부터 전경련 탈퇴, 직급체계 개선, 사상 최대 실적, 주가 급등까지 명과 암이 공존했다.

    성과주의와 경영안정화를 앞세운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진행되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때문에 올해는 삼성전자의 경영체질을 개선하는 변곡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스마트폰에 힘입어 역대 최고 실적을 세 차례나 갈아치웠다. 증권가 컨센서스와 같이 4분기 매출 68조5000억원, 영업이익 16조원을 달성할 경우 연간 매출 230조원, 영업이익 55조원 돌파는 무난해 보인다.

    반면 이렇다 할 부진은 보이지 않는다. 디스플레이 패널과 생활가전이 예상에 못미쳤지만 경쟁사와 비교하면 부족하지 않는 수준이다. 프리미엄 전략에 따른 체질개선으로 보는게 합리적이다.

    ◆ 전체 영업익 70% 견인한 '반도체'…포스트 반도체 발굴 절실

    반도체는 삼성전자를 넘어 국가 경제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올 3분기까지 매출 53조1500억원, 영업이익 24조3000억원을 벌어들였다. 예상대로 4분기 매출 2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할 경우 반도체 사업은 연간 매출 53조원, 영업이익 34조원을 거두게 된다.

    반도체 사업의 영향력은 독보적이다.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70% 가까이를 견인하면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계절적 성수기와 메모리 고용량화, 업계의 공급제약이 주요 원인이지만, 삼성전자의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실제 서버, PC, 모바일 등 모든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 반도체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인텔을 꺾고 글로벌 반도체 전체 1위에 올라선 것도 이같은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반도체 사업에 대한 쏠림현상은 다른 한편으로는 심각한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 공급이 늘어 가격이 떨어지면 언제라도 실적이 급락할 수 있다. 때문에 반도체를 대신할 사업을 발굴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당장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비메모리 반도체를 집중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전체 시장의 77%를 차지하는 비메모리 반도체를 적극 공략해 현재와 같은 지위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장기적으로는 자동차 부품사업과 의료기기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한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 9조4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하만과 삼성메디슨 등이 대표적이다.

    ◆'디스플레이-스마트폰-가전' 대체할 '전장-의료기기' 사업

    올해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생활가전 사업은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특히 지난해 갤럭시노트7 사태로 어려움을 겪은 스마트폰 사업은 3분기까지 영업이익 9조4200억원을 벌어들이며 12조 영업이익 달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디스플레이와 생활가전도 부품가격이 상승하면서 잠시 주춤했지만 고부가가치 제품인 프리미엄 라인업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제고됐다. 선순환 구조를 완성한 셈이다. 더욱이 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확고한 리더십을 이어가면서 신시장 개척과 글로벌 판매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당분간 현재와 같은 리더십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안심할 순 없다. 중국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향후 5년 앞을 장담함 수 없는 상태다. 진입장벽이 낮은 중저가 제품군을 중심으로 중국업체들의 추격은 위협으로 다가온다. TV와 스마트폰 출하량이 축소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삼성전자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신사업 발굴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주목하는 분야는 자동차 부품과 의료기기 사업이다. 로봇과 인공지능 등 다양한 선행연구도 병행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긴 이르다.

    올 1분기부터 하만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포함한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전장부품 사업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미 확보하고 있는 기존 시장을 넘어 새로운 분야로 경쟁력을 넓혀간다는 전략이다. 

    모빌리티 보안 솔루션 구축이 대표적인 사업으로 꼽힌다. 세계 최초로 모빌리티 보안 솔루션을 구축한 하만은 실생활에 대입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향후 모든 이동수단이 인터넷에 연결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를 안전하게 보호할 보안 시스템을 개발해 표준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새로운 보안 분야의 회사와의 인수합병을 노리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의료기기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인수된 의료기기 업체 삼성메디슨과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가 제자리를 잡아가면서 향후 전망은 긍정적이다. 더욱이 삼성메디슨의 흑자전환에 따른 조직간 통합설에 무게가 실리면서 의료기기사업에 대한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총수부재와 통상압박 등 어려운 환경에도 국내 경제 성장에 큰 힘을 보탰다"며 "현재와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한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구축돼야 한다. 포스트 반도체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