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행정혁신위원회 “상호금융 역할 확대” 주문해묵은 문제 일거 해소…서민경제 활력 기대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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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행정혁신위원회의 이번 권고안으로 신용협동조합(이하 신협)이 서민금융 조력자로써의 옛 명성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20일 금융혁신위는 신협의 기능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고안에는 ▲신협의 감독 체계 개선 ▲회장 선출방식 직선제 변경 ▲예보기금 요율 조정 ▲비과세 예탁금 과세특례제도 유예 등이 담겨 있다.

    신협은 과거 서민금융의 자금 공급책 중 하나로 서민들의 자산형성에 기여했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에 이은 대규모 부실사태 여파로 서민금융시장에서 위상이 약화돼 왔다.

    신협의 빈자리는 시중은행과 대부업이 잠식해 서민경제의 양극화가 심화됐다. 신협 역시 건전성 감독이란 이유로 담보 위주의 보수적인 영업이 고착화돼 서민들이 돈을 구할 수 있는 길도 더욱 좁아졌다.

    금융혁신위 윤석현 교수는 “심층적인 자료 분석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신협의 특수성을 감안해 감독기준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며 “중앙회와 지역본부의 단위조합 감독 업무 종사 인력을 현실에 맞게 대폭 증가시키고 전문성 제고를 위한 투자 확대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혁신위는 그동안 해결을 보지 못한 회장 선출 방식부터 직선제로 바꾸라고 요구했다.

    신협은 오는 2월 신협중앙회 회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 현재 신협중앙회장은 대의원회에서 선출하는 간선제다.

    이미 수협중앙회, 산림조합중앙회 등 다른 협동조합은 직선제로 선출되고 있지만 신협은 대의원 간 이해상충으로 몇 년째 합의를 못보고 있었다.

    혁신위는 “간선제는 국제협동조합연맹의 7대 원칙과 협동조합 정체성에도 반한다. 간선제가 선거관리 효율성 등의 장점이 있지만 전체 회원 조합이 참여하지 못해 직접 민주주의 확장이라는 시대정신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앙회장 선거 제도를 직선제로 변경하고 선거 과열에 대한 우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함으로써 해결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단, 선거가 임박한 점을 감안해 선거제도 적용시점은 다음 중앙회장 선거인 2022년 2월부터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신협에 예치된 자금도 정부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신협은 예금보험공사의 보호 대상을 받고 있지 않다. 따라서 부실에 따른 파산 등으로 영업이 정지되면 신협중앙회가 준비한 예금자보호준비금으로 부실에 따른 예금을 보호하는 형식이다.

    혁신위는 “외부로부터 급격한 충격으로 인한 혼란에 대응하고자 신협의 예금자보호기금 조성 재원으로 정부로부터 차입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신협 예금자보호기금은 다른 상호금융권 대비 높은 기금적립률을 유지하고 있어 현재로는 차입이 불필요하나 대규모 부실사채를 대비해 안정망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로부터 지원 근거 확보를 전제로 목표기금제 도입 및 그에 따른 예금보험 최고요율 조정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출연요율 재산정으로 절감되는 금액은 약 3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절감되는 금액 중 일부는 한시적으로 사회적 금융 생태계 조성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조합원 복지향상과 서민금융 재원으로 사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밖에도 서민들의 재산형성을 위해 비과세 예탁금 과세특례 제도를 유예키로 결정했다.

    상호금융에선 거주자 중심의 조합원, 회원들에게 예탁금에 대한 이자소득세를 면제해 줬다.

    하지만 관련 법 개정으로 인해 2018년말 비과세 혜택이 일몰된다. 일부 고액자산가들이 이점을 악용해 세금을 회피하는 부작용도 있으나 서민들의 재산형성에도 큰 기여를 한 만큼 정치적 이슈에서 떼어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혁신위는 “서민의 재산형성지원이라는 원래 취지를 감안해 비과세 조치의 영속화가 바람직하다”며 “다만 소득 및 자산 기준을 설정하고 이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비과세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