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중소기업 유관기관 협업 및 담당부서 신설 등 금융지원 활발유망기업 발굴 난제…은행, 우수 中企 선점 위한 옥석가리기 치열
-
정부가 내세운 생산적 금융 기조에 맞춰 은행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21일 기업·국민·농협·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총 6곳과 중소기업 혁신성장을 위한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맺고 중소 및 벤처기업 금융지원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실제로 은행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벤처·중소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지난 7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취임 후 생산적·포용적 금융을 정책 슬로건으로 제시하면서 투자 방안을 앞다퉈 내놓는 분위기다.금융당국 역시 지난 9월 새 정부의 금융정책 과제인 생산적 금융을 추진하기 위해 시중은행들에게 벤처·중소기업 투자 확대를 요청한 바 있다.유망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자금 지원을 받아 수익은 물론 새로운 일자리 창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금융권이 힘을 보태야 한다는 취지에서다.금융당국의 주문 이후 각 은행들은 벤처·중소기업 투자를 전담할 부서를 신설하고 투자 자금 계획 및 방안을 수립하는 등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최근 신한은행은 이달 초 위성호 은행장과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이 만나 벤처기업 혁신 성장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우수기술을 갖고 있는 벤처기업을 발굴할 수 있도록 은행과 협회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협회가 추천한 우수 벤처기업 대상 금리 우대, 인수합병이나 컨설팅을 통한 벤처 경쟁력 강화를 돕기로 했다.앞서 신한은행은 생산적·포용적 금융 활성화를 위한 ‘신한 두드림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2020년까지 창업, 벤처기업에게 총 9조원 규모 금융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더큰금융’ 실천 방안을 발표한 우리은행 역시 중소기업 육성을 돕는 생산금융을 실천하기 위해 모태펀드, 성장사다리펀드에 500억원을 출자하고 500억 규모 벤처중소기업 펀드를 만들어 지분 투자에도 나설 방침이다.실제로 우리은행은 올해 초부터 중소기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술력이 우수하지만 자금 부족으로 생존하기 어려운 유망 중소기업들을 미리 선점해 장기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했기 때문이다.손태승 우리은행장 역시 최근 내정된 이후 공식석상에서 내년부터는 중소기업대출을 확대해 은행 수익과 경제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국민은행도 최근 기술보증기금, 벤처기업협회 등 혁신벤처 유관기관과 힘을 모아 창업생태계조성 및 일자리창출을 위한 혁신벤처기업 지원 포괄업무협약을 맺었다.국민은행은 혁신벤처 유관기관들이 추천한 벤처기업들을 위한 금리우대 전용 대출상품을 출시하고, 연간 3000억원씩 5년간 총 1조5000억원의 대출을 지원할 계획이다.또한 KB인베스트먼트 벤처투자펀드 조성, KB증권 M&A, 기업공개(IPO), 스타트업 지분투자 인큐베이션 등 KB금융 계열사의 유기적인 혁신벤처기업 금융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지난 달 취임한 허인 국민은행장 역시 첫 공식 행보로 반월공단 업체를 방문해 중소기업, 소상공인 및 서민금융 지원활성화를 위한 현장경영을 택하면서 생산적 금융 실천 의지를 강하게 나타낸 바 있다.하나은행도 지난 9월 기업사업본부 내 중소벤처금융부를 신설하고 유망 벤처기업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오는 2020년까지 약 2조5000억원 가량을 우수 기술력을 보유한 벤처·중소기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다양한 기관과 협업해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업계에서는 우수한 기술을 갖고 있는 벤처·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해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하지만 기업 갖고 있는 우수 기술력을 은행이 직접 평가하기가 어렵다보니 잘못하면 투자 실효성은 떨어지고 은행들의 리스크 부담만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이와 관련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따라 유망 벤처·중소기업에 대한 투자를 은행들의 움직임은 내년에도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라며 "우수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찾기가 어렵다보니 이들을 선점하기 위한 은행 간 옥석가리기가 더욱 심화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