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서울대병원
자녀의 비만은 아빠 보단 엄마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엄마만 비만인 경우가 아빠만 비만일 때보다 자녀 비만율이 약 1.3배 높았다. 자녀 비만율은 영유아의 식사속도가 빠르거나 TV 시청시간이 2시간 이상이면서 부모 모두 비만일 때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은 28일 '부모 비만 여부에 따른 자녀(영유아)의 비만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분석엔 건보공단 2015~2016년 기준 일반건강검진과 영유아 건강검진(6차) 자료를 사용했다. 비만은 자녀의 경우엔 질병관리본부의 영유아 성장곡선 기준으로 연령별 체질량지수가 95백분위수 이상 이거나 25kg/㎡ 이상으로 했다. 부모는 체질량지수가 18.5kg/㎡ 이하 저체중, 25~29.9kg/㎡ 비만, 30kg/㎡ 이상 고도비만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자녀 비만율은 부모 모두 비만인 경우 14.44%, 엄마만 비만인 경우 8.32%, 아빠만 비만인 경우 6.63%, 부모 모두 비만이 아닌 경우 3.15%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부모 모두가 비만이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자녀 비만율이 약 4.6배, 엄마만 비만인 경우가 아빠만 비만일 때보다 약 1.3배 더 높았다.
부모 비만에 따른 자녀 비만을 성별로 분류하면, 대다수가 여아의 비만율이 높았다. 다만 부모 모두 고도비만, 아빠만 저체중인 경우엔 남아의 비만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부모 모두 비만인 경우 지역별 자녀 비만율은 제주도(19.26%), 전남(17.51%), 대구·광주(16.89)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대전(11.05%), 전북(12.74%), 서울(12.89%) 순으로 낮았다.
영유아의 식사 속도는 부모 모두 비만일 때 가장 빨랐고, TV 2시간 이상 시청하는 영유아는 엄마만 비만일 때 가장 많았다.
이번 분석 결과에 대해 건보공단 빅데이터운영실 김연용 건강서비스지원센터장은 "엄마가 주로 자녀의 식사를 챙기는 경우가 많아 엄마가 비만인 경우 자녀가 더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아빠가 자녀의 식사를 주로 챙긴다면 아빠 비만이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대 소아청소년과 문진수 교수는 "소아비만의 원인으로서 가족력은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며 "가족의 유전적인 성향과 식생활 습관이 아이의 비만을 유도하기 때문에 소아비만의 치료는 반드시 가족 치료를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다른 소아 만성 질환과 마찬가지로 소아비만은 부모에 대한 교육과 상담이 매우 중요하다"며 "저출산 시대에 육아를 담당하는 젊은 부모에 대한 건강 교육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건보공단 비만대책위원회 위원장인 문창진 차의과학대 교수는 "부모 비만과 영유아 비만과의 상관관계가 생물학적 요인에서 비롯된 부분도 없지 않겠으나, 식습관과 TV 시청시간이 영유아의 비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며 "부모의 라이프스타일과 보육방식이 영유아의 식습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이에 대한 각별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