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 등에 경제적 이익 제공 보고 철저… 마케팅 활동 변화 예상문케어 따른 약가인하 우려… 제약바이오협회 등 경과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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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제약업계가 올해 한국판 선샤인 액트(Sunshine Act) 시행에 따른 영업 위축과 문재인 케어로 인한 약가인하 우려 속에 새해를 맞게 됐다.
선샤인 액트 시행을 앞두고는 윤리경영의 고삐를 더 바짝 조이고 있으며, 한국제약바이오협회를 중심으로 약가인하 우려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분위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시행되는 한국판 선샤인 액트는 제약사가 견본품, 제품설명회 등에서 의료인 등에 제공한 경제적 이익의 근거 자료를 기록하고 필요 시 보건복지부 장관에 보고해야 하는 제도다. 올해 1월1일부터 작성 의무가 시작됐다.
이 제도는 보건복지부가 미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선샤인 액트법'에 착안해 만든 것이다. 미국의 선샤인 액트는 의사 등에게 제공된 이익을 공개하는 Open payments(사용내역 공개) 제도를 말한다.
그간 불법 영업 활동에 대해 규제와 처벌을 강화하는 '사후적 정책'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선샤인 액트는 제약사의 자정 노력을 유발하는 예방적 성격의 '사전적 정책'으로 맞춰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샤인 액트 시행을 앞두고 지난해부터 각 회사마다 내부 교육은 물론 모니터링 강화를 준비해 왔다"며 "선샤인 액트 시행으로 마케팅 및 영업 방식도 온라인 채널을 확대하는 등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각 제약사들은 불법적 영업 활동으로 인한 기업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CP(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를 강화하고, ISO37001(반부패 경영시스템)을 도입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ISO37001는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조직 내 부패 발생 가능성을 시스템으로 방지하기 위해 2016년 10월 제정한 것으로, 국내에는 지난해 4월부터 인증제도가 시행됐다.
가장 먼저 업계에서 인증을 받은 곳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ISO 37001 인증 획득을 위한 전사적 준비를 시작했으며, 내·외부 부패유형 파악, 내부심사원 육성, 부패방지 방침 선포, 부패방지 목표 수립, 자율준수관리자 중심의 부패방지 관리 시스템 등을 구축하고 강도 높은 성과평가를 실시했다.
또 녹십자·대웅제약·대원제약·동아ST·동구바이오·유한양행·일동제약·JW중외제약(가나다 순) 등 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단을 중심으로 인증 절차에 들어갔다.
문재인 케어에 따른 약가인하 우려도 올해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 시행에 따른 30조원의 막대한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서 어떤 식으로는 약제비 규제 관리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해 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해 이사회를 통해 문재인 케어 정책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재원 마련을 이유로 제약·바이오산업을 희생양 삼으려는 시도에 대해서 단호히 거부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결의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결의문을 통해 이사들은 "대한민국의 미래 핵심산업인 제약·바이오산업을 고사시키고 글로벌 진출의 시대적 흐름을 부정하는 방식의 약가제도는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제약업계는 건강보험 재정 마련을 위한 일정 부분의 약가인하가 불가피할 경우 합리적인 수준에서는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약제비 규제 방안을 추진하겠다면 사전에 협회를 비롯한 업계와의 충분한 대화와 논의로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업계로서도 윤리경영을 한층 강화하는 의지를 보이는 만큼 정부도 산업발전을 저해하는 수준의 규제를 진행하는 사태를 만들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