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제천 화재 현장서 인명 구한 시민 6명에 '의인상'

LG복지재단은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 화재현장에서 인명 구조에 앞장선 이양섭(53), 이기현(29), 이호영(43), 이상화(71), 김종수(64), 이재혁(16)씨에게 'LG 의인상'을 전달한다고 9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2월21일 오후 발생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당시 다양한 방법으로 시민들의 구조에 앞장섰으며, 구조과정에서 유독가스를 마시고 화상과 골절을 당하는 등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건물 외벽청소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이양섭씨는 '큰 불이 나 도움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고 화재현장으로 달려갔다. 건물 8층 난간에 구조를 기다리는 시민을 발견한 이씨는 곧바로 아들에게 크레인 차량을 가지고 올 것을 지시했다. 이씨 부자는 건물이 연기에 휩싸여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기지를 발휘해 8층 난간에 크레인을 안치시켜 시민 3명을 무사히 구조했다.

건물 내 헬스클럽 관장인 이호영씨는 창문 밖으로 까만 연기가 솟아오르는 것을 보고 불이 난 것을 직감했다. 그는 곧장 4층과 5층에서 운동을 하고 있던 20여명의 시민들을 비상구로 대피시킨 후 샤워실, 탈의실 등을 샅샅이 살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화마에 탈출하지 못했고 8층 난간에 고립돼 이양섭씨의 크레인에 올라타 구조됐다.

4층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던 이상화씨와 손자 이재혁군은 이 관장의 대피 지시에 따라 건물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2층 계단에서 불길에 내려가지 못하고 공포에 떨고 있는 여성들을 마주했고, 곧바로 계단 창문 틀을 뜯어 15명을 무사히 건물 밖으로 대피시켰다. 

3층 남성 사우나 이발소에 근무하던 김종수씨는 화재 비상벨을 듣고 수면실과 탈의실을 뛰어다니며 사람들을 대피시켰다. 비상계단으로 10여 명을 대피시킨 김씨는 마지막으로 현장에서 빠져나왔지만 유독가스를 들이마셔 병원 치료를 받아야했다.

이들은 자신의 생명도 위협받은 상황에서 더 큰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필사적인 구조활동을 벌였다. LG관계자는 "많은 사망자가 나와 슬픔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이지만 의인들의 용기 있는 행동과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우리 사회가 함께 격려하자는 의미에서 의인상 수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LG복지재단은 2015년부터 LG 의인상을 수여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총 64명이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