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U 등 세계무역기구 민간항공기 협정 가입해 무관세 거래 중국내 2019년부터 20%씩 감세 혜택 줄여 오는 2023년 완전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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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외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불필요한 규제는 없애주고 도움이 필요한 부분은 지원이 절실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기업의 부담은 가중될 뿐 아니라 세계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잃게 된다. 최근 들어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전기차 보조금 이슈다.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정부는 오히려 보조금 규모를 줄이고 있다. 시멘트업계에서는 탄소배출권 계획이 장기적으로 수립되지 않아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관세감면제도 계획으로 국내 항공사들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를 초래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뉴데일리경제는 정부의 긍정적 지원책이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여줄 수 있음을 신년기획 시리즈를 통해 제언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항공업계가 정비용 부품 관세 감면 제도의 단계적 폐지에 대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항공협회를 주축으로 국내 항공사들은 세계무역기구 민간항공기 협정(TCA)에 가입해 무관세 혜택을 받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국토부 등 정부 측에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대안 없는 관세 감면 제도 폐지는 국내 항공 산업의 경쟁력 약화는 물론 일자리 창출 방해, 항공 안전 문제 등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항공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의 신속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협회는 국토교통부에 정비용 부품 관세 감면 제도 축소·폐지와 관련한 정부부처 주관의 간담회 진행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오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연간 20%씩 세제 혜택을 축소해 완전 폐지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정비용 부품 관세 감면 제도가 완전 폐지되면, 업계는 연간 1100억원 이상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궁극적으로 고용 축소, 투자 위축 등의 부작용을 야기시킬 수 있다.

    항공업계는 정부와의 대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업계가 제시한 대응책의 타당성 여부를 알려줘야 상황에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항공협회는 지난해 12월 국회의원회관에서 '항공기 부품 교역 자유화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항공 분야 관련 산·학·연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올바른 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이 감세 기간 연장 건의서 발송을 추진하기도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건의서를 제출한다고 해도 관세법이기 때문에 법 개정이 되는 것 밖에 사실상 방법이 없다"며 "정부 측이 대안을 제시해줄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협회에서는 관련 사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희형 한국항공협회 박사는 "아직까지 정부 부처쪽과 일을 처리해 가고 있는 상황이다. 조만간 협회 차원에서 요청하려고 하는 것은 정부 부처 차원에서 간담회를 열어달라는 것"이라며 "정부 부처는 아직 특별한 피드백을 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공정한 산업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민간항공기 협정(TCA)에 가입하는 것이 최선의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이희형 박사는 "외국 항공사들은 세계무역기구 민간항공기 교류 협정에 가입해 관세 부담 없이 정비를 하고 있다"며 "관세 감면 제도 연장 등은 결국 미봉책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TCA 가입에 대해 정부 측에 건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 부처 차원에서 간담회를 진행해 명확하게 입장을 전달해 줄 것을 원하고 있다.

    이희형 박사는 "업계에서는 TCA 가입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정부 쪽에서 TCA 가입이 국익 차원에서 곤란한지 여부 등 명확한 입장 정리를 해주지 않고 있다"며 "정부 부처 차원에서 간담회를 열면 정부 부처가 명확한 입장을 업계 측에 전달해 줄테니 그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희형 박사는 감면 제도 폐지가 국내 MRO 산업 육성 정책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는 "대형 항공사들이 자체적으로 50%는 수리를 하고 있는데, 세금이 발생하게 되면 가까운 싱가포르, 대만, 중국 등 해외쪽 전문 수리업체에 맡기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 적게 든다"며 "비용 부담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국내 항공사들은 해외쪽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국가 차원에서 MRO 사업을 육성하려고 하는데, 기존 MRO 능력이나 산업분까지 해외로 유출, 확대될 수 있다. 기존 산업 자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계에서도 관세 감면 제도 폐지가 기업들에 미칠 영향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결국은 원가 상승 압박도 되는거지만 투자에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고, 궁극적으로 안전 문제와도 연결이 된다고 본다"며 "관세는 관세청과의 문제이기 때문에 부처간 협조가 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우리 항공업계에 대한 애로 등은 간담회 뿐 아니라 의견수렴도 돼야 한다. 유관 부처와 협조체계가 이뤄져야 하는데, 국토부가 이런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사들에게는 적지 않은 압박이 된다. 운항 원가 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며 "이는 대형사들만의 문제도 아니다. 저비용항공사들이 아직 여유가 없지만 결국 공통의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