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리스트 발표 임박·후보 대다수 도전 포기후보 사퇴없이 경쟁 구도 구축 필요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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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막바지에 다다랐다.김정태 현 회장의 재연임이 유력한 가운데 막판까지 유효경쟁 구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 회장추천위원회는 지난 9일 회장 후보군 16명을 결정한 뒤 심층평가를 거쳐 최종 후보군(Short List)을 발표할 예정이다.회추위는 내부 인사 4명과 외부인사 12명으로 총 16명의 후보를 선정했는데 내부 인사는 김정태 현 회장을 비롯해 김병호 하나금융 부회장, 함영주 하나은행장,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인 것으로 전해진다.다만 16명의 후보 중 무려 9명이 차기 회장직 선출에 대한 도전을 고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과연 유효경쟁 구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유효 경쟁이란 금융사 회장 자리를 놓고 복수 이상의 후보가 경쟁하는 구도를 말한다.신한금융의 사례를 살펴보면 지난해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는 데 있어 조용병 회장과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이 최종면접에 끝까지 참여하며 마지막까지 유효경쟁 체제를 유지한 바 있다.당시 최종후보자명단에 선정된 위성호 현 신한은행장이 회장직 도전을 고사해 경쟁 체제가 무너질 뻔했지만, 최 전 사장이 조용병 회장의 페이스메이커로 끝까지 뛰면서 금융사 CEO 선임 작업의 무게감을 더했다.반면 작년 KB금융은 윤종규 회장과 함께 최종 후보군에 오른 현직 임원들이 모두 회장직 도전을 포기했고 결과적으로 금융사 CEO의 제왕적 권위에 대한 논란이 촉발되기도 했다.이후 금융당국도 금융사 회장의 셀프연임 문제,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 등을 강조하며 회장 선출 시 유효경쟁 구도를 유지해 공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금융당국은 특정 회사를 지목해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태도를 내세우고 있지만, 현재 CEO 인선 작업을 진행하는 곳은 하나금융이 유일하다 보니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심지어 최근 금감원은 하나금융의 중국 투자, KEB하나은행의 아이카이스트 관련 부실대출 의혹 등 검사 진행을 이유로 회추위 일정을 연기하라는 공문까지 보내면서 차기 회장 선출 관련 잡음은 점점 커지고 있다.하나금융 회추위 역시 역시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차기 회장을 선출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김정태 회장 연임이 워낙 유력하다 보니 많은 후보가 회장직 도전 자체를 포기하고 있어 실질적 경쟁은 이루어지기 힘들 전망이다.게다가 김정태 회장이 재연임 의지를 밝힌 가운데 오랫동안 손발을 맞춘 현직 임원들이 대권에 도전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은 분위기다.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차기 회장 선출을 앞두고 금융당국과 하나금융지주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며 "결국 회추위의 최종 후보군 선정 여부, 발탁된 이들의 인선 레이스 완주 여부에 따라 최근 불거지는 논란이 최소화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