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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부금융업 인가를 받은 저축은행들 가운데 JT·OSB저축은행 2곳을 제외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영업에 손을 안대고 있다.
특히 SBI저축은행의 경우에는 할부금융업 인가만 받고 취급 자체를 안하고 있는 실정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할부금융업을 하기 위해 인가를 받은 저축은행 7곳의 실적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3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 36억원에 비해 288억원, 800% 폭증한 규모다.
이 가운데 OSB저축은행의 실적 개선폭이 컸다.
2016년 3분기만 해도 할부금융업 진출 초기여서 실적이 8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분기에는 108억원으로 10배 넘는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저축은행 중 할부금융업에 가장 먼저 뛰어든 JT저축은행도 200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폭풍 성장했다.
이들 저축은행의 실적 개선은 대형 캐피탈사들이 취급하지 않는 틈새 시장을 공략했기 때문이다.
OSB저축은행은 서핑보드나 자전거 등 레포츠용품 등을 공략했고, JT저축은행은 LED 조명, 의료기기, 셀프세차기 등 다양한 상품을 취급했다.
다만 이들 2개 저축은행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저축은행 5곳의 할부금융업 실적은 저조하기만 하다.
SBI저축은행과 조은저축은행, 인성저축은행은 실적이 아예 없다. SBI저축은행의 경우는 사업 인가만 받고 관련 상품 자체를 취급하지 않고 있다.
OK저축은행은 4억원에 불과하고, 웰컴저축은행도 12억원의 실적을 올렸을 뿐이다.
지난 2015년 3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으로 저축은행의 할부금융업이 허용된 후 이듬해 속속 업계가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실제로는 상품을 취급하지 않거나 취급한다고 해도 미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할부금융 시장을 공략하기가 녹록치 않다는 불만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할부금융의 주력 상품이라 할 수 있는 신차, 중고차 등 자동차 시장은 기존의 캐피탈사외에도 시중은행들이 영역을 확대하면서 저축은행이 비집고 들어가기 쉽지 않다"며 "소형 가전 등으로 틈새를 노리는 것도 해당 시장 규모의 한계가 있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소비자들도 저축은행의 할부금융을 이용하는 이점이 크지 않다.
나날이 할부금융 상품이 다양해지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데다 저축은행을 이용할 경우 시중은행의 상품을 이용할 때보다 신용점수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등의 상품을 이용하면 그 자체만으로 (시중은행을 이용했을 때보다) 신용점수가 더 많이 하락할 수 있다"며 "아무래도 저축은행의 상품을 이용하는 경우 보통 대출 부실 우려가 더 크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