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매출 9조 영업익 4.4조, 트리플크라운 달성"D램 호황에 최대실적 기록…낸드 3D 72단 앞세워 경쟁력 확대"
  • ▲ SK하이닉스 M14 전경. ⓒ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M14 전경. ⓒSK하이닉스


    2011년 11월. SK그룹에는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에 대한 격론이 벌어졌다. 반도체 산업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반대파와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는 찬성파가 맞섰다.

    그룹 고위 임원들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들은 반도체 시황을 근거로 위험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5년 만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결단이 옳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의 기술력과 SK의 기업문화가 합쳐지면 성공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하면서 2012년 2월 14일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매출 9조276억원, 영업이익 4조4658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창사 이래 최고 실적으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분기부터 매분기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연간으로는 매출 30조1094억원, 영업이익 13조7213억원을 거둬들였다. 전년도와 비교해 매출 13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이 증가했고 SK그룹으로 편입된 2012년과 비교해서는 매출 20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이 늘어났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선제적 투자에 의한 '결실'

    SK하이닉스 수장인 박성욱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는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실패와 성공이라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경험했다"며 "(이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역량과 전통을 모두 갖춘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회상했다. 

    실제 하이닉스반도체는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빠질 정도로 부진했다. 2006년 워크아웃을 간신히 면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또다시 적자의 늪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회생 불가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SK그룹에 인수될 2012년에도 비슷했다. 2011년 매출10조3958억원, 영업이익 3690억원을 기록했던 하이닉스는 반도체 가격이 폭락하면서 이듬해인 2012년 매출 10조1622억원, 영업손실 2273억원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하이닉스는 어려운 상황에도 기술개발을 위한 투자에는 망설이는 일이 없었다. 선제적 투자를 통한 꾸준한 기술력 개발이 반도체 호황을 만나 역대 최대결실을 맺은 셈이다. SK하이닉스는 매년 1조원씩 투자액을 늘리면서 핵심기술 개발과 생산효율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과감한 투자와 직원들의 노력은 결과가 증명한다. 2013년 매출 14조1651억원, 영업이익 3조3797억원을 거둔 SK하이닉스는 2015년 매출 18조7979억원, 영업이익 5조3361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고 2017년에는 매출 30조1094억원, 영업이익 13조7213억원까지 확대됐다. 선제적 투자를 통한 기술력 개발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의 경쟁력으로 꾸준한 투자와 연구개발을 중시하는 사내 분위기를 꼽는다. 박성욱 부회장이 "연구개발 완성도를 높여 양산 경쟁력을 향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점도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D램 이어 낸드플래시 앞세워 도약 발판 마련

    SK하이닉스이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에는 D램의 폭발적인 수요가 있다. SK하이닉스의 글로벌 D램 점유율은 27~28% 정도로 고성능 모바일, 서버 D램의 폭발적인 증가세는 SK하이닉스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특히 서버 D램의 높은 수요 증가세는 모바일 제품 수요 둔화를 상쇄하며 비트그로스를 꾸준히 늘렸다. 다양한 분야에서 D램 채용량 늘어나면서 호실적을 견인한 것이다.

    그러나 낸드플래시 사업은 여전히 열세에 있다. 글로벌 점유율 10% 초반대를 기록하면서 1위 삼성전자와 20%p 격차를 보이고 있다. 다만 도시바 메모리사업부 지분 참여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 부분은 긍정적이다. 도시바는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2위를 기록 중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말 완공된 충북 청주팹을 발판으로 낸드플래시 경쟁력을 꾸준히 늘려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3차원(3D) 낸드 48단 판매가 확대되고, 72단 양산이 본격 가동된 만큼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더욱이 고용량 낸드를 채용하는 스마트폰 신제품과 PC의 계절적 수요 증가, 고용량 PCIe 제품 확대를 앞세워 올해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급변하는 시장환경과 경쟁구도에도 기술력을 강화해 글로벌 선두업체로 사업 경쟁력을 키워가겠다"며 "차별화된 제품을 앞세워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