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률 8% 떨어질 때 마다 영업익 1조씩 날아가 작년 71.3%, 올해 역대 최저 58.4%, 최대주주 한전도 피해

  • ▲ 2016년 영업이익 3조8천억원을 기록했던 한국수력원자력이 2년 만에 적자 전환 위기에 놓였다. ⓒ 한수원
    ▲ 2016년 영업이익 3조8천억원을 기록했던 한국수력원자력이 2년 만에 적자 전환 위기에 놓였다. ⓒ 한수원


2016년 영업이익 3조8천억원을 기록했던 한국수력원자력이 2년 만에 적자 전환 위기에 놓였다. 원전의 정비검사가 길어지면서 원전가동률이 뚝 떨어진 탓이다. 

한수원의 이익구조는 원전가동률과 직결된다. 한수원은 원전을 가동해 만들어낸 전기를 한국전력에 판매하는데 원전을 가동해 많은 양의 에너지를 생산할수록 매출, 영업익, 단기순이익까지 나란히 오르는 구조다. 


◇ 원전 가동률 8% 떨어지자 영업익 1조 날라가 

1일 한수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원전가동률은 71.3%에 그쳤다. 원전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가 적발돼 10기의 원전을 중단시켰던 2013년(75.7%)보다 낮은 수치다. 

2016년 경주 지진에 따른 안전점검으로 원전 가동이 일시중단됐던 시기에도 원전 가동률은 79.9%였다. 또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85.4%와 85.9%를 기록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한수원의 2016년 연매출은 11조2771억원, 영업이익은 3조8472억원이었다. 당시 원전가동률은 79.9%였다. 

2017년 한수원의 상반기 연매출은 4조9875억원으로, 영업익은 9475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대비 영업익을 비교하면 실적은 더 초라하다. 2016년 상반기 영업익(2조1791억원)과 비교했을 때 격차는 1조2316억이나 된다. 원전가동률이 8.6%P 하락하자 영업익이 절반 이하로 쪼그라든 셈이다.


◇ 한수원, 올해 적자 가능성 '솔솔'…한전까지 피해  

문제는 올해다. 공교롭게도 문재인정부가 탈원전을 공식화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전 가동률이 떨어지기 시작해 올해는 58.4%까지 추락했다. 

한수원 내에서는 현재와 같은 가동률이 지속되다간 2013년 적자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엄습해오고 있다. 당시 한수원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드러난 납품비리 사태로 위기를 맞으며 당기순이익 1883억원 적자를 냈다. 

  • ▲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석해 탈원전을 공식화했다.  ⓒ 뉴데일리
    ▲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석해 탈원전을 공식화했다. ⓒ 뉴데일리


  • 한수원의 적자는 모회사인 한전으로 연결된다. 한수원의 지난해 4분기 원전가동률이 68.5%로 추락하면서 한전의 전력구입비는 22.3%나 늘었다. 전체 영업비용 역시 전년동기와 비교했을 때 2.1%가 확대됐다.

    원전정비는 18개월 주기로 통상 2~3개월에 걸쳐 진행된다. 근래들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한 원전에서 규제 현안이 발생하는 경우 전 원전으로 확대 조사를 실시하는 등 검사를 강화하면서 시일이 더 소요되고 있다. 원전 재가동을 위해서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수원의 정비기일이 늘어날수록 원전 가동률은 쭉 떨어질 것"이라며 "올해 한수원과 한전의 실적이 나란히 곤두박질 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