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공론화 때 소신발언해 '미운털'… 임기 1년10개월 남기고 물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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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오는 19일 퇴임한다. 이 사장의 임기는 내년 11월까지로 잔여임기를 1년 10개월 남기고 물러나는 셈이다.산업통상자원부는 이 사장이 자진사퇴 의사를 전해왔다는 입장이지만 지난해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을 거치면서 정부로부터 잇딴 압력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한국전력 조환익 전 사장이 임기를 두달 여 남겨두고 물러나면서 한수원 이관섭 사장의 거취 또한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워낙 임기가 많이 남은데다, 정치인 출신이 아닌 산업부 차관의 관료 출신이라 임기를 채울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이 사장 주변에서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을 겪은 뒤 지난 12월 검찰조사 등을 겪으면서 거취를 고민해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사장은 공개적으로 탈원전 정책을 지지하거나, 거부하는 모양새를 취하지 않았다. 정부의 신고리 5,6호기 일시중단을 받아들인 뒤 공론화에 의한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이후 공론화 과정에서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면서 '청와대 눈 밖에 났다'는 얘기가 조심스레 나오기도 했다. 이후 지난달 4일 검찰이 이관섭 사장 자택과 한수원 본사에 압수수색을 진행하자 사퇴설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이 사장의 사임으로 한국전력을 비롯해 한전의 자회사인 발전사 6곳의 사장 자리는 모두 공석이 됐다.지난 9월 백운규 산업부 장관이 "국정철학을 같이하는 공공기관장은 함께 갈 수 있다"고 발언하자 장재원 남동발전, 윤종근 남부발전, 정하황 서부발전, 정창길 중부발전 사장이 연이어 사표를 제출했다. 이들 모두 1년 이상의 임기를 남긴 상태였다. 동서발전은 김용진 사장이 지난 6월 기획재정부 2차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사장직무대행체제를 7개월째 이어가고 있다.이관섭 사장은 당시 신고리 공론위가 진행중인 점을 고려해 사표를 내지 않았다.